한미약품 또 `대박`… 1조원대 신약 기술수출

미 제넨텍에 항암신약 기술이전
상용화땐 매출 10% 이상 로열티
지난해 사노피아벤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제약사에 9조원대 기술수출 대박을 친 한미약품이 1조원대 신약 기술수출을 또 한번 해냈다.

한미약품은 지난 28일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인 미 제넨텍과 임상 1상 중인 RAF 표적 항암신약 'HM95573'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29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HM95573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중 하나인 RAF를 표적으로 한다. RAF는 암 발생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95573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

계약규모는 총 9억1000만달러(약 9996억3500만원)로, 한미약품은 확정 계약금 8000만달러를 받은 후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성공할 때마다 단계별 기술료로 8억3000만달러를 받는다.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될 경우 매출의 10%가 넘는 두자릿수 로열티를 받는다. 계약의 전체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항암제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을 보유한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제넨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HM95573이 암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사브리 제넨텍 부사장은 "이번 협력에는 전 세계 유망한 과학기술을 도입해 암 환자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겠다는 제넨텍의 신념이 반영됐다"며 "양사 파트너십을 통해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를 표적하는 혁신적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일정 규모 이상 기술도입 시 필요한 미국 공정거래법상 승인절차를 포함한 미국 법상 계약발효 절차를 거쳐야 하며, 올해 4분기 내 최종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HM95573은 전임상 단계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1년여간 약 6억원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