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의 대립구도로 고착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의 질적 개선을 위해 정부와 업계 차원의 제도적, 기술적 손질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료방송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다 달아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저가 출혈경쟁 등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를 개선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미래케이블포럼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케이블, 어디로'를 주제로 '2016 KFCF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성장한계에 직면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약 2900만명으로, 보급률이 137.3%에 달한다. 지난 2012년 보급률(116%)와 비교해 21.3%포인트가 늘었다.
경쟁과열, 저가 출혈경쟁 등 비정상적인 시장구조가 고착화하면서 IPTV 등 신규 매체를 도입해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려 했던 정부정책은 실패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특히 위성방송, IPTV등 신규 매체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케이블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의 대립구도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는 "신규매체 도입 당시 정부의 정책의도는 가격 경쟁으로 인한 폐해를 막고 품질을 높이는 경쟁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위성방송과 IPTV 역시 방송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특별한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통신사업자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저가 출혈경쟁이 심화한 면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려 했던 정부 정책은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기술적,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승권 한양대학교 교수는 "세상은 무선인터넷과 유선인터넷 서비스로 다 흡수될 것이며 이를 제공하는 사업자와 이를 이용하는 사업자로 재편될 것"이라며 "케이블방송 사업자도 변화에 발맞춰 유선인터넷 제공 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방송서비스 즉 스마트홈서비스, 티커머스 서비스 등으로 조정되며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미래케이블포럼의 '케이블, 어디로?' 정책 토론회에서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