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여유자금 13.7조원 4년 9개월만에 최소 규모 기록 가계부채 급증에 저축 등 소홀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마련을 위해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계부채 급증세도 재확인됐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8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 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은행 등 금융기관과 정부융자, 상거래신용(외상) 등으로 빌린 돈(자금조달)은 3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20조2000억원)보다 16조4000억원 증가했다.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자금은 50조3000억원이었다.
운용자금에서 조달금액을 뺀 잉여자금(여윳돈)은 13조7000억원으로 2011년3분기(6조6000억원) 이후 4년 9개월만에 최소 규모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잉여가 줄어든 것은 5월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가족행사가 많아 나들이가 늘면서 민간소비가 1분기에 비해 늘고 주택구입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 수도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호조가 이어진 바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 분양가구는 올 1분기 4만8090가구에서 2분기 10만6894가구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차입금은 올 1분기 17조5000억원에서 2분기 29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가계가 주택마련 때문에 빚더미에 올랐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가계의 여유자금이 줄면서 저축 등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의 금융기관 예치는 올 2분기 19조원 느는 데 그쳐 전분기(23조5000억원 증가)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부채 급증세도 재차 확인됐다. 올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479조3000억원으로 올 3월 말(1442조6000억원)보다 2.5%(36조7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소규모 개인사업자와 비영리단체를 포함하기 때문에 가계신용(6월 말 현재 1257조3000억원)보다 많다.
올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금융자산은 3월 말보다 187조원 증가한 1경513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총금융자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금융법인이 6954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3284조3000억원, 비금융법인이 2352조3000억원, 일반정부가 1423조5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