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 vs '점진' 마찰 가능성
"선제적 구조조정 땐 인센티브"
"장비사업 단기간 정리 어려워"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인 테레프탈산(TPA)과 폴리스티렌(PS), 합성고무(BR, SBR), 폴리염화비닐(PVC) 등에 대한 사업재편을 추진한다.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조속한 구조조정을 원하는 정부와 점진적인 재편을 원하는 업계 간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롯데케미칼 대표)을 비롯한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 등 10개 석화업체 대표들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협회가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의뢰해 만든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를 공유하고 사업재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3개의 주요 석유화학 품목 가운데 TPA와 PS, 합성고무, PVC 등 4개 품목이 사업재편 대상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TPA의 경우 중국과 인도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 물량이 2013년 304만톤에서 지난해 231만톤으로 24% 감소했고, PS의 경우 대체재 확대로 최근 10년 간 시장이 -0.2% 성장한 것으로 각각 나타나 대표적인 사업재편 품목으로 각각 지목됐다.
보고서는 PVC의 경우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합성고무는 고부가 제품 개발, PS는 물량 축소와 타 품목으로의 설비 전환, TPA는 업계 통합으로 내수 중심의 물량 감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장관은 "선제 사업 재편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서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에 따른 세제, 금융, 연구·개발(R&D) 등 인센티브와 함께 상법과 공정거래법 상 절차 간소화 등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허 회장은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정부의 의지에 맞춰 공급과잉품목들의 설비 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시에 기능성 화학소재와 고부가 정밀화학 제품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실행 차원에서는 정부와 업계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재편 대상이 대기업인 만큼 선제로 움직여줘야 한다며 은근한 압력을 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장비 기반의 사업 구조상 단기간에 사업 정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예를 들어 PS의 경우 스티렌모노머(SM)를 가공해서 만드는데, LG화학의 경우 SM(69만톤)과 PS(10만톤)을 모두 생산해 LG전자 등 완성품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구조라서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자급률 증가로 범용 제품의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제품의 상당수가 원료와 소재 제조, 가공 등의 과정이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모두 한 파이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중간 단계를 없애거나 하기 쉽지 않다"며 "어떤 업체가 망해가는 사업을 인수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이미 관련 산업이 대형 인수·합병(M&A) 등 자발적인 사업 재편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구조조정 압박이 오히려 산업 경쟁력을 저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보고서와 이날 간담회 논의내용 등을 참조해 오는 3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선제적 구조조정 땐 인센티브"
"장비사업 단기간 정리 어려워"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인 테레프탈산(TPA)과 폴리스티렌(PS), 합성고무(BR, SBR), 폴리염화비닐(PVC) 등에 대한 사업재편을 추진한다.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조속한 구조조정을 원하는 정부와 점진적인 재편을 원하는 업계 간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롯데케미칼 대표)을 비롯한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 등 10개 석화업체 대표들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협회가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의뢰해 만든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를 공유하고 사업재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3개의 주요 석유화학 품목 가운데 TPA와 PS, 합성고무, PVC 등 4개 품목이 사업재편 대상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TPA의 경우 중국과 인도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 물량이 2013년 304만톤에서 지난해 231만톤으로 24% 감소했고, PS의 경우 대체재 확대로 최근 10년 간 시장이 -0.2% 성장한 것으로 각각 나타나 대표적인 사업재편 품목으로 각각 지목됐다.
보고서는 PVC의 경우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합성고무는 고부가 제품 개발, PS는 물량 축소와 타 품목으로의 설비 전환, TPA는 업계 통합으로 내수 중심의 물량 감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장관은 "선제 사업 재편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서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에 따른 세제, 금융, 연구·개발(R&D) 등 인센티브와 함께 상법과 공정거래법 상 절차 간소화 등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허 회장은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정부의 의지에 맞춰 공급과잉품목들의 설비 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시에 기능성 화학소재와 고부가 정밀화학 제품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실행 차원에서는 정부와 업계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재편 대상이 대기업인 만큼 선제로 움직여줘야 한다며 은근한 압력을 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장비 기반의 사업 구조상 단기간에 사업 정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예를 들어 PS의 경우 스티렌모노머(SM)를 가공해서 만드는데, LG화학의 경우 SM(69만톤)과 PS(10만톤)을 모두 생산해 LG전자 등 완성품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구조라서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자급률 증가로 범용 제품의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제품의 상당수가 원료와 소재 제조, 가공 등의 과정이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모두 한 파이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중간 단계를 없애거나 하기 쉽지 않다"며 "어떤 업체가 망해가는 사업을 인수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이미 관련 산업이 대형 인수·합병(M&A) 등 자발적인 사업 재편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구조조정 압박이 오히려 산업 경쟁력을 저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보고서와 이날 간담회 논의내용 등을 참조해 오는 3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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