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선언 때까지 출석 안해 여야 대치속 논란 거세질 듯 야당 "국회 모독… 법률 위반" 기재위·정무위도 정상운영 안돼
국정감사 첫날에 이어 둘째 날도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국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감사를 받아야 할 피감기관장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감에 불참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7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여당 의원들의 불참과 최 방통위원장의 불출석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감사를 받아야 할 피감기관장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감에 불참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동안 증인으로 채택된 일부 기업인이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에 불참한 적은 있어도, 피감기관장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감 첫날에 이어 둘째 날도 새누리당의 보이콧이 이어지며 20대 국회 첫 국감이 곳곳에서 파행을 빚는 가운데, 최 위원장의 불참으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7일 미래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는 국감 시작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가 지나도록 방송통신위원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 피감기관장들이 출석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전날에 이어 신상진 미방위원장과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국감이 개회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관 증인들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야 3당 의원들이 20여분 동안 수차례 출석을 촉구하고 나서야 방통위 상임위원, 방통심의위원장,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등이 국감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오전 11시경 야당 의원들이 정상적인 국감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도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곳곳에서 '헌정 사상 초유', '국회 무시·모독'이라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미방위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는 "국회의 여야 대치 상황과는 별개로 피감기관 증인들은 정해진 시간에 국감에 출석하는 것이 의무"라며 "국감이 열릴지 말지 자의적으로 판단해 불출석하는 것은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 역시 "국감 예정 시간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방통위원장이 국회를 무시하고 형사적 범죄까지도 저지르는 행태에 대해 야 3당에서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방통위원장 등 기관증인의 불출석이 신상진 미방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비판이 나왔다.
결국 오후 들어서야 국감장에 나타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국감 개의는 여야 간사 협의 후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들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판단해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며 "제 판단이 적절치 못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애초 이날 미방위 국감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가계통신비 관련 이슈가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또, 이날 예정됐던 기획재정위·정무위 등 주요 상임위의 국감도 파행을 빚었다. 가계부채 문제, 청년실업,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 분야 쟁점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감이 정상 진행되지 않으면서 모두 파묻히게 됐다. 기재위는 이날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에서 기재부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야당 의원들은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뒤 국감을 종료했다.
정무위도 이날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역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해 파행을 빚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했으며, 최근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미르 재단', 'K스포츠 재단'에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돼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