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6월부터 시작된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롯데 총수 일가 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신 회장은 자신을 비롯해 오너 일가를 한국 또는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채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수백억원대 급여를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막내딸 유미 씨는 100억원 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400억원대 부당 급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은 계열사 간 부당 자산 거래, 오너 일가 관련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1000억원대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와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홈쇼핑의 정관계 금품 로비를 지시하거나 묵인한 의혹도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회장의 혐의 내용과 죄질 등을 고려할 때 원칙대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할 경우 향후 비슷한 유형의 기업수사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등 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된 계열사 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수천억원대 증여세 탈루 혐의를 받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불구속 기소하기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 체류 중인 서 씨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여러 번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서 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들어갔으며 대면조사를 하는 대신 재판에 바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한 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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