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는 '제6회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혁신치료제·스마트IT·맞춤의료로 여는 미래 넥스트 헬스케어산업을 'BIO'하라"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청중들이 이봉용 대웅제약 부사장의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ultrartist@
■2016 바이오융합테크 콘퍼런스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고 있다."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2016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에서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은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 시대엔 표준진료 지침에 맞춰 많은 환자를 보는 양적 경쟁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완전히 변화한 환경에서 누가 먼저 가치를 찾아내는지가 새로운 승부처"라고 말했다. 정밀의료는 기존 진료·임상 정보와 개인 유전체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환자 특성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정밀의료 시대가 도래하면 의사들은 청진기 대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한다.
이날 전문가들은 이같이 의료와 바이오기술(BT),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새로운 헬스케어 혁신이 주력산업 위기를 맞은 우리에게 다시 없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경 중앙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한미약품이 커다란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고 삼성 등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도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 전쟁'에 이미 뛰어들었다"며 "이제 가능성과 기대를 넘어 현실적으로 성과를 얻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미 각 산업 현장에서는 발 빠른 변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기존에 진료실에서 환자만 보던 의사들은 바이오헬스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병원이 주도하는 산·학·연 복합 연구단지인 '헬스케어혁신파크'를 설립했다. 이곳에선 의료진이 기업에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와 조언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투자와 시제품 제작, 인허가, 임상시험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지금까지 병원은 대부분 직접 진료를 통해 수익을 올렸지만 앞으로 헬스케어 연구개발(R&D)과 사업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병원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기반 기술이 상당 수준 마련돼있고 국민건강보험 체계 안에 상당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이런 부분을 융합해 잘 활용한다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드림팀'을 꾸려 고령화 시대에 가장 두려운 질병인 치매 완전정복에 나선다. 삼성서울병원,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국내를 대표하는 병원과 제약사, 대학들이 힘을 모아 AI와 가상현실(VR), 로봇, 한의학 등을 융합해 조기 진단부터 치료, 재활에 이르는 치매 전 단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배애님 KIST 치매진단치료관리융합연구단장은 "2021년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 치매 진단 시스템과 임상진입 치료후보 물질, 라이프케어 로봇 등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복제약 판매에 주력하던 제약산업은 신약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을 필두로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녹십자 등 제약사들이 각자 개발한 신약을 들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한 대웅제약은 중국, 브라질 등 '파머징 마켓'으로 눈을 돌렸다. 이봉용 대웅제약 부사장은 "중국과 브라질은 연평균 20∼30% 고성장을 하고 있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시장"이라며 "자체 개발한 신약뿐만 아니라 개량신약과 일반의약품(OTC) 등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도 힘을 집중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바이오창조경제 10대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전 분야를 아우르는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을 최근 확정했다.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정부 R&D 투자 19조원 중 3조원이 바이오에 투자되고 있고, 대학 인력의 30%가 바이오 연구를 진행하는 등 국가적으로 바이오 R&D에 몰입하는 분위기"라며 "창업과 성장, 투자회수에 이르는 전방위 지원과 민·관협력에 기반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해 기술과 인력, 자금이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바이오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