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등 혐의… 검, 총수일가 기소방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 수사와 관련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 수사와 관련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검찰 수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간단히 심경을 밝히고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신 회장은 취재진의 '횡령·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느냐' 등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검찰에 피의자로 불려나온 것은 1967년 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그룹 내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특정 계열사의 자산을 헐값에 다른 계열사로 이전하는 등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의 배임·횡령 규모를 2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통로로 활용됐을 것으로 거론되는 계열사는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피에스넷, 롯데시네마 등 규모가 큰 롯데 계열사 대부분이다.

수사팀은 신 회장이 배임·횡령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통한 친인척 기업 일감 몰아주기 혐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수년에 걸쳐 받아간 400억원대 급여에 대해서도 신 회장이 알고 있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10일 시작된 롯데그룹 수사는 이날 신 회장의 소환으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신 회장에 앞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소환 조사한 검찰은 이들에 대해 모두 기소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신 총괄회장은 고령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크지만,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를 고려하고 있다.

일본에 머무르면서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에 대해서는 재산 압류조치에 들어갔다. 검찰이 서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 등 강제입국 조치를 취했지만 반응이 없자 그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박미영·박민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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