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김 승 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김 승 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정책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특히 세계를 석권하던 일본의 전자산업에 대한 빠른 이해와 기술습득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 ICT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일본은 1964년 동경 올림픽을 기점으로 다시 세계경제의 주요국으로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으나 ICT 분야에 있어서 기존의 진공관식으로부터 트랜지스터로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가장 주된 원인이었다. 일본은 이를 기점으로 약 30년간 세계 전자시장을 지배하는 선도자의 역할과 기능을 담당했다. 21세기에 들어서 전자산업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일본의 지위와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10년 뒤에도 현재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창출은 더 이상 기존에 성과를 보았던 '빠른 추종자' 정책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이제는 과감하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정책으로의 패러다임의 적극적인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10 여 년 동안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사례를 몇 차례 만들었다. CDMA 상용화, 4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이뤄냈고 2007년 이른바 'D 램 치킨게임'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도자로 도약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에 있어서도 아직까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주력사업인 D램, 모바일 D램, 낸드 플래시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다. 양 기업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를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13.5% 정도에 불과하다.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 드론, 가상현실 등 여러 대안들이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여기다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광자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현재의 전자산업은 전자의 흐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에너지로 사용해 우리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제품을 개발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전자산업(electronics)은 수많은 개수의 트랜지스터, 저항 및 축전기를 회로에 집적하고 D램, S램 및 각종 집적회로를 구현하는 산업이다. 이에 반해서 광자산업(photonics)은 광자를 이용하는 기술로 빛을 이용해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산업이다. 광자산업에서는 광도파로 광학 도파관(optical waveguide)을 실리콘 웨이퍼에 구현·집적화한다. 전자산업에 비해 기술적인 미성숙과 실용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발전이 더디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통신 시장과 우주산업 시장, 환경 분야 그리고 건강과 생명분야에서 그 중요성이 급증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미 상당부분 상용화됐고 그에 따른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는 인듐 인화물(InP: Indium Phosphide)을 원재료로 성장한 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갈륨 비화물(GaSa: Gallium Arsenide), 이산화규소 실리콘(silica-on silicon), 실리콘 절연체(silicon on insulator), 실리콘 질화물(Silicon Nitride: Si3N4 또는 Al2O3) 등의 원재료를 사용해 다양한 생산방식이 소개되고 있다. 광자산업 시장 규모는 2014년 현재 US$ 2억5000만이고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25%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2~3%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잠재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된다.

애플은 2015년 기준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17%의 점유율로 전체 이익의 91%를 가지고 갔다. 애플의 사례가 '퍼스트 무버'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광자산업 분야에서도 우리가 기존의 시장에서 '빠른 추종자' 전략을 채택하기 보다는 다소의 위험성을 감수하더라도 '퍼스트 무버'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기존의 미국의 생산방식보다는 최근 최첨단 기술력을 보인 유럽의 시장과 산업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2014년 10월 '국가 포토닉스 이니셔티브(National Photonics Initiative)' 정책을 발표하면서 2억 달러를 Photonics Manufacturing Institute를 설립하는데 배정했다. NPI는 광자산업과 관련된 산업계, 학계, 그리고 정부의 공동협의체다. 우리 대한민국도 퍼스트 무버의 위치에서 광자산업에 대한 연구와 정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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