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사 물량흡수 현실화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혼란을 틈타 세계 최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2M' 등이 미주노선에 신규 서비스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물량 흡수를 시작한다. 한진해운의 침몰로 외국선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8일 해운업계와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2M을 구성하는 머스크와 MSC는 한진해운 사태로 운송 차질을 빚는 화물을 나르기 위한 새로운 태평양항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머스크는 이달 15일부터 옌톈·상하이·부산·로스앤젤레스(롱비치)를 기항하는 아시아∼미국서안 신규 서비스인 'TP1'을 시작한다. 이 노선에는 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 6척이 들어간다.

머스크 측은 "태평양항로에서 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박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를 해결해달라는 화주들의 문의가 많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MSC도 이달 15일부터 아시아∼캐나다서안 신규 서비스인 '메이플'을 개시한다. 5000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해 부산·상하이·옌톈·프린스루퍼트·부산을 경유하는 노선이다. MSC 측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개시에 따라 화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M은 에버그린(대만), 한진해운 등 주요 아시아 선사에 밀려 아시아∼미주노선의 점유율이 다른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노선에서 작년 기준 한진해운의 점유율은 7.4%로 머스크(9.3%)와 MSC(7.5%)에 맞먹는다.

하지만 2M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사이에 신규 선박을 공격적으로 투입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배를 빌려준 다니오스, 시스펨 등 외국 선사들도 용선료를 제대로 못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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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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