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라인서 수백명이 작업 중소형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40여종 생산 '스마트 팩토리' 포장·운반 기계화… 속도 빨라 유럽시장 공략 전초기지 우뚝
5일(현지시간)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직원이 TV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의 유럽 시장 공략 투톱 중 하나인 헝가리 생산법인(공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앞세워 현지 국민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평균 7초에 1대씩 40여종의 TV 모델을 만드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헝가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을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5일(현지시간) 오전 찾아간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은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야스페니사루시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슬로바키아 갈란타시의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함께 유럽 TV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유럽 전초기지 2곳 중 한 곳이다.
이곳은 중소형 제품은 물론 셰리프TV 등 프리미엄 특화 제품까지 40여종의 모델을 생산하는 복합생산 체계를 갖췄다. 부지는 23만6000㎡, 건물은 7만8000㎡ 규모로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시 인구가 560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 전체가 이 공장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89년 오리온이라는 현지 업체와 50대 50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이곳은 현재 하루 4만대, 연간 700만대의 TV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헝가리 생산법인과 슬로바키아 생산법인을 합쳐 지금까지 누적 1억4000만대를 유럽 전역에 공급했고, 올해 말까지 1억5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상무)은 "여기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전자 하면 삼성을 꼽을 것"이라며 "헝가리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헝가리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4.2%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고, 특히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점유율은 65.3%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성장의 비결로 제조혁신과 탄력적인 인력 운영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2012년 이 공장의 설비를 개선하고 레이아웃을 재배치하는 등의 노력으로 생산력을 기존보다 약 30% 늘렸다.
이날 둘러본 메인라인에선 수백명의 직원들이 10개의 생산라인에서 TV를 쉼 없이 조립하고 있었다. 또 물류 자동화로 생산한 TV는 평균 3일 이내에 소비자에 도달한다. 이날 현지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물류창고에서는 쉴 새 없이 포장한 TV를 트럭에 옮기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8∼10초마다 1대씩 생산한다"고 말했다. 조립은 사람이 하지만 포장과 운반 등은 거의 다 기계가 하면서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탄력적인 인력 운영 역시 이 공장의 경쟁력 중 하나다. 안 법인장은 "EU 인근 국가에서 인력이 많이 들어온다. 법적으로 급여와 복지 혜택만 똑같이 주면 얼마를 쓰든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공장의 아웃소싱 인력 비율은 30%에 이를 만큼 효율적이다. 실제로 이날 공장 내 세미나룸에서 신입 직원에 대한 교육이 계속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헝가리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럽연합(EU) 규정상 EU 외 지역 인력은 3개월간 EU 국가에서 일하면 3개월간 EU에 들어올 수 없지만, 삼성전자는 헝가리 정부에 요청해 2년까지 일하도록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기적인 공장 설비 투자나 금형 투자에 대해 헝가리 정부는 관세(19%) 환급 혜택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유럽 현지법인의 매출도 빠르게 늘었다. 안 법인장은 "올해는 유로2016 등 이벤트가 이어져 성수기와 비성수기 구분 없이 공장이 계속 돌아갔고 특근 등도 계속 돌렸다"고 말했다. 그 결과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가장 실적이 좋은 미국 시장에 근접할 만큼 유럽 법인의 매출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지 우수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과 사회공헌 차원에서 산부인과와 소아과 등으로 구성한 삼성 패밀리룸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스쿨 등 교육지원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