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벤처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정수 벤처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정수 벤처기업협동조합 이사장


지난달 17일 간의 리우 올림픽은 뜨거웠다. 폭염 보다 더욱 뜨거웠던 이번 올림픽의 열기 속에서 특히 진한 감동과 울림을 전했던 시합은 박상영 선수의 펜싱 경기였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박상영 선수와 6번째 올림픽 무대에 오른 세계랭킹 3위의 게자 임레 선수와의 경기를 앞두고 신예 검술사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13대 9로 베테랑 검술사의 승리가 확실시 되던 상황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그라운드에 오른 박상영 선수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술로 연속 5점을 뽑아내며 15대 14로 한국 에페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 한 것.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거듭난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본인이 지닌 강점에 집중함으로써 약자도 절대 강자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스토리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IT업계에서도 지난 몇 년간 창의적 사고와 혁신적 기술로 거대 골리앗을 이겨내고 시장에 안착한 다윗의 사례를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이 두 기업은 전 세계 IT 및 온라인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야후와 마이스페이스를 단번에 누르고 보란 듯이 지금은 각각 세계 최강 IT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에 대표적인 다윗으로 거론되는 업체로 차별화된 강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위협하는 슬랙(Slack)을 꼽을 수 있다. 슬랙은 기업에 특화된 협업용 커뮤니케이션 메신저로, 이메일 메신저 등 조직 내 의사소통 수단이 다양화 및 세분화되면서 단일 플랫폼에 대한 니즈가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해 모든 업무 진행 사항이 한눈에 파악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시장에 내놓았다.

특히, 슬랙은 클라우드화로 인한 업무 환경과 방식의 변화에 맞는 사용자 니즈를 정확하게 읽어 MS제품에는 없는 외부 앱 통합기능 및 높은 호환성으로 골리앗에 맞설 수 있었다. 그 결과, 출시 2년 만에 천문학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마트워크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 스마트워크의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적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기존 MS 중심으로 구도가 형성되었던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클라우드 오피스 소프트웨어로 진화해왔다. 특히 폴라리스 오피스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PC, 모바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와 장소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개발된 클라우드 오피스 소프트웨어다. 가격, 사용 공간, 저장소 및 기기 등 사용자가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에서 느끼던 여러 제약들을 손쉽게 해소함으로써(barrier-free) MS 오피스가 지배하던 글로벌 오피스 시장에서 출시 2년만에 4천만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국내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입자 중 92%가 해외 사용자이고 최근에는 다양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기반으로 유럽, 인도 및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며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차세대 다윗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처럼 절대 강자가 지배하고 있던 시장에서 다윗이 출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세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다. 두 번째, 상대방의 움직임과 경기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통해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다.

혁신의 중심이 소프트웨어쪽으로 이동하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중심이었던 한국 산업 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요즘 자주 들린다. 이러한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다윗의 출현은 혁신의 동기부여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져 가고 있다. 각 기업들의 노력 외에도, 다윗을 육성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주는 당국의 지원과 관심 역시 필요하다.

다윗은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다. 박상영 선수가 다윗이 되어 모두에게 '할 수 있다'라는 용기와 희망을 메시지를 전달 했듯이, 지금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다윗의 출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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