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기배 병원장이 병원 운영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을 하나의 병원처럼 통합 운영하는 승기배 병원장의 '원 호스피탈' 실험이 합격점을 받고 있다.
6일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기배 병원장은 "두 개의 병원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함께 움직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환자 진료정보와 의료진, 설비 등을 공유하면서 서로 특화하고 있다"며 "3차 병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환자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2차 병원에서 받을 수 있고, 병원은 중복되는 조직과 설비를 줄여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3년 서울성모병원장으로 취임한 승기배 원장은 지난해 여의도성모병원 병원장을 함께 맡으며 두 병원을 동시에 대표하는 수장이 됐다. 이와 함께 승 원장은 3차 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은 고기능·최첨단 병원으로, 2차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은 급성기·만성환자 위주 병원으로 특화하면서 기능은 하나의 병원처럼 통합해 운영하는 '원 호스피탈 통합운영 제도'를 도입했다.
통합 운영의 성과는 구체적인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올 상반기 의료수익과 일 평균 외래 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11.7% 각각 늘며 개원 후 최고 진료실적을 기록했다. 한때 병원 문을 닫는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여의도성모병원 역시 의료 수익과 환자 수가 각각 17.6%, 15.6% 늘어났다.
승 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은 일간 최대 8112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고 개원 이래 최대 수익을 기록하는 등 여러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수치보다도 특성화와 자원 통합 관리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한 것이 더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두 병원 의료진이 교차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현재 18명의 의사가 교차진료로 환자 거주지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여의도성모병원 순환진료과를 찾은 외래환자는 도입 초기보다 약 30배 늘어난 3900명에 달했다.
항상 혼잡하던 응급실도 두 병원을 연계하며 상황이 나아졌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입원 병실이 없는 경우 여의도성모병원으로 무료 응급차량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진료 대기시간이 줄었다.
승 원장은 "앞으로 병원정보 시스템 통합까지 완료되면 환자는 두 병원 임상과 사이의 의뢰만으로 진료가 가능해지고 비슷한 검사를 다시 받는 일이 줄어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며 "의료비 부담을 낮추면서 연속적이고 신뢰성 있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병원을 구축하는 것이 '원 호스피탈'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