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렇게 재생능력이 특화된 간이라고 해도 짧은 간격을 두고 몇 번이나 죽음-섬유화-재생을 반복하게 되면 재생속도가 섬유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간이 굳어지며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간경화 또는 간경변이라고 한다.
간경화는 일반인들이 주로 쓰는 용어이고 간경변은 주로 의사나 학술지에서 쓰이고 있는 용어로 1816년 세계 최초로 청진기를 발명한 프랑스의사 르네레낙이 간섬유화가 진행되면 간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한 간경변(Cirrhosis)이라 처음 명명했다.
한의학에서도 간경변은 뭉치고 맺혀서 된 것이라는 의미의 적취(積聚)에 속하는 병증으로, 잦은 재발로 인해 용적률이 축소된 간의 기능을 가능한 늘리도록 진행속도를 늦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손상된 간 조직의 회복은 어렵지만 염증단계의 조직은 회복이 가능하므로 양방에서는 주로 염증을 억제해 진행을 막는다면 한방은 병증의 근원인 염증을 체외로 직접 배출하는 방식으로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간혹 한약은 간을 나쁘게 한다는 속설이 있어 한방으로 간경변을 치료하길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몸의 양기를 높여 몸을 보하는 보양용 한약재 일부 성분은 간기능을 많이 필요로 한다. 그러나 간을 치료하는 한약재는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한약재로, 염증부위 축소효과를 높여주고 증상을 호전시키도록 순하면서도 염증배출의 효과가 높은 약재 중심으로 처방하고 있다.
이미 양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라면 초기 양약과 동시 복용하다가 간 수치가 점차 줄어들면 양약 복용량을 줄이기 때문에 간의 부담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한방 치료 시 전문 한의사의 진료를 통한 복약지도를 따른다면 간기능 회복과 후유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초기 간경변의 경우 적절히 치료하면 다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무분별한 건강식품이나 불확실한 민간요법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B형 간염예방 백신접종과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도움말 : 건담한의원 강민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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