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 해운업 구조조정 여파에 부실채권 대비 대출 심사 강화 11.6조 증가… 1분기비 4.1조 ↓
올해 2분기 국내 금융회사들의 산업대출이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조선·해운업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우려해 대출심사를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9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은 970조7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2%(11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직전 분기인 올 1분기(15조7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7000억원 축소됐다. 최영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은행들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라며 "특히 조선·해운업과 관련된 대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선업과 직결된 '기타운송장비'의 대출금은 전 분기보다 3.3%(8000억원) 줄었다. 기타운송장비 대출이 감소하기는 지난해 1분기(-1조2000억원)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기타운송장비가 포함된 제조업의 전체 대출은 2분기 1조200억원 늘었다. 2분기 증가액은 1분기(4조8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2분기(2조7000억원)와 비교해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해운업이 속한 '운수업'의 2분기 대출금은 전 분기보다 0.9%(2000억원) 감소했다.
운수업이 속한 서비스업의 지난 6월 말 현재 대출 잔액은 545조원으로 2분기에 1.9%(10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올해 1분기(10조4000억원)보다 약간 축소됐지만, 지난해 2분기(9조2000억원)보다는 확대됐다.
서비스업 가운데 부동산업의 대출 잔액은 160조2000억원으로 석 달 사이 3.7%(5조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올 1분기(4조4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올 2분기에 재건축 등으로 수도권과 제주 등의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띤 영향으로 보인다.
산업대출을 자금 용도별로 보면 시설자금이 11조7000억원 늘었다. 전체 산업대출에서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은 2분기에 1.1%(8조3000억원) 늘었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0%(3조3000억원) 증가했다. 6월 말 예금은행의 산업대출 잔액은 800조3000억원으로 사상 첫 800조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