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겸 롯데쇼핑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25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황 사장은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롯데건설이 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계열사간 부당 거래 등에 관련 혐의와 관련한 질문에도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황 사장을 상대로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여부는 물론 배임·탈세·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부당 지원 등 그룹 내 경영비리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 그룹 구조재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황 사장을 상대로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과 계열사 간 부당거래 의혹 관련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황 사장은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과 더불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핵심 '가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신 회장이 1990년 한국으로 건너와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자 수업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1995년 신 회장이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황 사장을 기조실 국제부장으로 데리고 갈 만큼 황 사장에 대한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의 핵심 '브레인'으로 인정받은 황 사장은 2014년 정책본부 운영실장에 올라 그룹 차원의 경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황 사장이 롯데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여부는 물론 그룹의 살림살이을 훤히 꿰뚫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롯데 총수 일가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거래 과정에서 빚어진 6000억원대 탈세 의혹에도 황 사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황 사장에 이어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도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 부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룹 2인자로 통하는 이 부회장은 2007년 이후 10년 가까이 정책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을 보좌했다. 계열사간 자산거래, 국내외 투자, 인수합병 등 주요 경영사항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신뢰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회장의 가신그룹에 속해 있는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도 조만간 부를 계획이다.
재계는 황 사장과 이 부회장 등 그룹 핵심 인물까지 소환 대상자에 포함됨에 따라 신 회장 조사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