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노 강경세력에 의해
3당 합의서 휴짓조각으로 전락"
더민주 "청문회 조속성사해야"
끝없는 정쟁속 '식물국회' 우려

추가경정 예산안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와 연계되면서 22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지만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다.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원내 협상이나 교섭도 모두 중단돼 8월 임시국회 중 추경안이 처리될 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당 대표가 만나 국민 앞에서 서명한 합의서가 완전히 휴짓조각이 됐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친노 강경세력들에 의해 합의가 원천 파기되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 아니냐. 당내 강경 세력들이 흔들면 대국민 약속도 깨는 이런 민주주의가 어딨느냐"고 말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의 조기통과를 위해 제대로 된 청문회가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 천문학적 국민 세금을 집행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한 분들의 해명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국민 세금만 지출해달라는 것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원내대표의 '특정 강경세력' 발언에 대해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통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국민이 모두 강경세력이란 말이냐.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사이에서 눈치 보기에 바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추경안 심의와 증인채택 협상을 함께 진행하자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결위도 진행하지 않고 증인채택 협상도 지지부진하면 결국 (추경안 처리가 안 돼) 경제만 파탄난다. 추경안 심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를 계속 진행하면서 증인채택 협상을 계속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9월2일 내년도 예산안이 넘어오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26일 이전에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시간에 쫓기니까 예결위 심의를 하면서 증인 채택논의도 계속하자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 석 달이 다 됐지만 여야 간 정치 쟁점으로 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는 등 19대 '식물국회'의 전조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23일까지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1670건이지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단 1건도 되지 않는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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