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미 메디베이션
140억달러에 인수 추진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
바이오기업 잇단 러브콜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이 항암제 시장을 공략할 신무기를 찾기 위해 바이오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2위 제약사 화이자는 미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바이오기업 메디베이션을 140억달러(약 15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를 개발한 메디베이션은 화이자뿐 아니라 미국 셀젠과 길리어드, 프랑스 사노피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엑스탄디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암 치료제로, 2020년까지 13억3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가 판매될 전망이다. 메디베이션은 암세포의 DNA를 공격해 억제하는 새로운 암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비아그라' 등 대표 제품들의 연이은 특허 만료로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은 화이자는 메디베이션 인수를 통해 항암제 분야에서 새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항암제 시장은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암 환자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이 진화하면서 계속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제넨텍의 '허셉틴'을 시작으로 표적항암제 시장이 크게 성장한 데 이어, 2014년 BMS의 '옵디보'와 머크의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가 바통을 이어받아 항암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IMS에 따르면 항암제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보다 11.5% 늘어난 1070억달러(약 120조50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20년까지 1500억달러(약 1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항암제 신약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기업 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항암제는 개발과 판매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실패 확률도 높은 분야다. 하지만 한 번 성공하면 천문학적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발표된 제약사의 바이오기업 M&A 규모는 총 630억달러(약 71조원)로, 이 중 20%가 항암제 관련 인수였다. 대표적으로 애브비는 지난해 23조원을 들여 파마사이클릭스를 인수해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템센트릭스를 약 6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항암제 시장은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비중이 높으며 질환별 치료제 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글로벌 다국적제약사들은 경쟁적으로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고, 표적항암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에 대한 M&A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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