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환율 116.93 전월비 2.64%↑
세계 27개국 중 절상률 1위 기록

원화의 실질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 세계 주요 27개국 중 절상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과 국가신용등급 상승,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 등에 따른 것이지만,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엔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매달 발표하는 국가별 실질실효환율 집계를 보면 한국의 7월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116.93으로 전달보다 2.64% 올랐다. 이는 BIS가 1964년부터 자료를 축적해 실질실효환율을 발표하는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 27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에 이어 호주가 2.60% 올라 2위를 차지했고 이어 일본(1.68%), 뉴질랜드(1.58%), 홍콩(1.17%) 등의 순이다.

한국의 7월 실질실효환율(116.93)은 지난해 12월 119.21을 기록한 이래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들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2007년 7월 128.32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3월 83.11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등락을 보여왔다.

이 같은 원화 가치의 급격한 절상은 주로 대외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AA'로 상향 조정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달 10일 달러당 1095.4원으로 마감해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출에 '설상가상'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7월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2% 감소했다. 역대 최장 기록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미국의 관찰대상국 지정 등으로 정책당국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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