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창조는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같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네트워킹이 제한적이고 너무 배타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유의할 점이 있다. 즉 이와 같이 차등적이며 배타적인 연결은 카르텔이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나라의 부패유형을 엘리트 카르텔 부패유형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예이다.
정보 등이 특정 집단에서만 창출되고, 유지·발전되어 해당 집단만의 이익만을 위하여 남용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공직자의 막말파동이나 비리사건 등도 이와 같은 엘리트 카르텔현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정 집단만이 엘리트 집단이고 모든 중요 정보가 자신들 스스로만이 생성, 유지 및 발전함으로써 이의 접근이 봉쇄된 다른 집단을 폄하하고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인해 상대적인 우위의 위치에서 군림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제에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직자들 역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신뢰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집단지성을 융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서 해킹방지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에서 보여주는 공개공유를 통한 해킹방지뿐만이 아니라 객관성과 신뢰성의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최근에 독점적인 특허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집단지성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발전을 도모하는 오픈 소스운동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정서비스 역시 이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국민의 대리인인 공직자가 자신의 모든 공적 서비스의 모든 업무진행사항을 공개 공유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와 나아가 국민편익을 혁신하는 것은 너무나도 절실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소위 말하는 일부 엘리트가 정보를 독점하여 폐쇄적인 카르텔을 형성해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한 통제를 도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모든 진행사항을 공개 공유함으로써 더불어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나아가 집단지성으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행정업무 역시 하나의 공개의 장으로 표출하여 이를 플랫폼화해 이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고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하고 애로사항을 같이 공유하고 나아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더 이상 정보를 폐쇄적으로 관리하는 형태로는 업무의 신뢰성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공개해 같이 공유하려는 노력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공직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지는 엘리트 카르텔 형식의 답합은 부정적인 면이 높다. 이 과정에서 공직자가 다른 집단을 차별하고 나아가, 집단이기주의적인 형태로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보장하는 데에 집중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모든 의사소통과 만남 등이 공개되고 공유된다면 은밀한 청탁형태로 이루어지는 부정부패는 상당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굳이 무료로 선물 등을 통한 직간접적인 부정청탁을 하거나, 이를 위한 사적인 만남을 원하지도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그간 논란이 되어 온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헌재에서 판시한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본다. 물론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란이 많으나, 오해와 편견이 작용하는 부분도 있고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김영란법이 전세계에서도 모범이 될 수 있는 훌륭한 법으로서 앞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서 있는 우리나라가 더 한번 큰 도약을 하기 위하여서는 모든 것이 공개 공유되고 이를 통해 모든 것이 당당하게 깨끗하게 이뤄지는 청렴문화를 정착하는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