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규모·마케팅 활동 앞서 8일간 누적 거래량 419만주 삼성, 266만주보다 1.5배 ↑ 내달 상장 상품에 영향 줄듯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이하 삼성운용)과의 코스닥150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초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회사들로, 지난 10일 코스닥150 인버스 ETF도 동시 상장하며 경쟁을 벌여왔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 '타이거 코스닥150 인버스 ETF'의 10일부터 17일까지 누적 거래량은 419만주로, 같은 기간 삼성운용 '코덱스 코스닥150 인버스 ETF'의 누적 거래량 266만주 보다 1.5배 이상 많았다. 특히 타이거 코스닥150 인버스 ETF는 17일 하루만 96만7000주의 거래량으로 46만2000주를 기록한 코덱스 코스닥150 인버스 ETF를 크게 앞섰다.
코스닥 150 인버스 ETF란 코스닥150 선물지수의 일간수익률 -1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 하락시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코스닥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버스 상품이 상장되기는 두 상품이 처음이다.
ETF 운용업계에선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일수록 초반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종목(섹터)형 ETF와는 달리 동일 지수를 추종해 운용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동시 상장한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선 상장 첫날 삼성운용이 94만6000주로 미래에셋운용(75만2000주)에 우위를 점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각각 123만주와 118만주로 삼성운용이 앞서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초반 시장을 장악한 배경은 초기 상장 규모, 마케팅 활동 등 대·내외적 여건에서 삼성운용보다 앞섰던 점이 꼽힌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 인버스 ETF 상품의 운용규모는 미래에셋이 150억원인 반면 삼성운용은 80억원으로 약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유동성공급자(LP) 또한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LP 증권사로 참여한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키움증권 한 곳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는 투자자 입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거래량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ETF 규모와 LP 증권사들이 얼마나 호가를 세밀하게 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운용 상무는 "지난해부터 코스피 레버리지 ETF 보다 코스닥 상품에 기관과 개인에 마케팅을 더 집중해 양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스닥 인버스 ETF에서의 두 회사 간 성과가 다음달 상장 예정인 코스피200 인버스 레버리지 2X ETF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 인버스 ETF는 인버스 레버리지 2X ETF의 전초전 격"이라며 "미래에셋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삼성운용과 정면승부를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