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6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015, 2014년에 그 해가 가장 무더운 해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가 최근 들어 매년 경신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는 폭염특보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전국에 걸쳐 폭염특보가 발효됐으며('16.08.11),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 증가, 가축 폐사, 야외작업 지연 등 건강, 산업 및 경제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인도의 경우 수개월의 가뭄으로 올해 초 국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억3000만 명이 식수와 용수 부족을 겪었다. 한편 사막으로 상징되는 미국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 시는 100년 만에 올까말까 한 기습 폭우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16.08.03).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적 기후양극화 현상이 최근 들어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는 5차보고서(2014)를 통해 전례 없는 기후변화가 관측됐고 주원인은 인간의 산업활동, 화석연료 사용 등에 의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이며 최근 배출량은 관측 이래 최고치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향후 수십 년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구의 기후변화 위험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한 한계점으로 지구평균온도 상승 2℃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배출량 대비 40~70% 감축해야 한다. 이에 국제사회는 2015년 유엔기후변화총회에서 선진·개도국을 포함, 모든 당사국이 참여하는 신기후체제를 출범시켰다. IPCC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 기후변화 대응은 필수적이며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줄이는 '적응'을 연계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기후변화 회복경로(Climate-resilient Pathway)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이 기술혁신과 사회구조적 변화와 융합해야 실효성 있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기술혁신 및 사회구조적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이다. IT 기술혁명의 후속으로 디지털, 물리학적, 생물학적인 기존의 기술경계가 사라지면서 융합을 통해 나타나는 과학기술의 대혁명인 것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상위 10대 글로벌 리스크를 발표했는데 영향력부문 1위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를 꼽았다. IPCC는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인간과 지구를 이해하는 도구로써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AI)이 가능할 것이며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구조의 빅뱅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스마트 센서를 부착한 IoT를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시켜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도 가능하다고 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는 IoT를 통해 유동인구에 따라 가로등 조명을 조절함으로써 전력소비를 30% 감소시켰다. 미국 블루리버테크놀러지는 AI를 활용해 잡초 제거 로봇을 개발하고 최소한의 제초제 주입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복잡한 기후변화 예측은 물론 기후변화 원인과 영향을 연결해 원천 해법(solution)찾기에 노력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공테이터 및 플랫폼의 개방을 통해 광범위한 정보 공유가 가능하며 다양한 분야로의 네트워크 확장 및 연계는 복잡한 기후변화 기작을 이해하고 대응전략을 적용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마침 정부는 AI, 탄소자원화 등 4차 산업혁명 대비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일상의 현실이 된 기후변화 문제의 지혜로운 해법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