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후보물질 확보·시장개척 등 국내외 M&A 적극 추진 '활력' 제약사 600여개 공급과잉 해소 선제적 체질개선·경쟁력 향상도
지난 13일 시행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글로벌 시장 도약의 기로에 있는 제약산업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업활력법)은 기업이 과잉공급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자 사업 재편을 추진할 때 이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고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기업 분할·합병 시 절차 간소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대기업집단 관련 규제 등 완화 △사업재편 시 일시적 유동성 압박 최소화를 위한 세제지원 △신산업 진출 지원 △금융지원 △연구개발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제약산업의 경우 1990년대 후반 기업활력법과 유사한 '산업재생법'을 도입,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며 제약사들의 외형이 급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대 후반에는 해외 M&A를 통해 다이이찌산쿄, 아스텔라스제약 등 대형 기업이 탄생했고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3위의 제약강국으로 거듭났다.
국내 제약산업도 최근 신약 후보물질 확보, 기업 규모 확장, 시장개척 등을 위해 국내·외 M&A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업계는 이번 법안이 산업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기업활력법과 관련해 "우리 제약산업이 기업활력법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제약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공급과잉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부여하는 기업활력법은 현재의 제약산업 현황에 들어맞는 법이다. 과잉공급은 해당 업종의 국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또는 향후 상당 기간 공급의 증가, 수요의 감소 등으로 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등 경영상황 악화가 예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업체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제약사 숫자를 봤을 때 한국은 600여 개, 일본은 300여 개로 우리나라가 2배 가량 많다. 반면 의약품 시장 규모는 한국이 181억달러, 일본이 816억달러로 일본이 4.5배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작은 내수 시장에서 일본보다 훨씬 많은 업체가 치열하게 의자 뺏기 싸움을 하는 과잉공급 상태인 셈이다.
이 가운데 M&A, 기업재편 등으로 과잉공급을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업활력법의 혜택을 받으면, R&D 파이프라인 강화, 캐시카우 확보 등 산업 활성화가 예상된다. 또 미래를 위한 R&D 전략 없이 복제약 위주의 내수 영업을 지속해오던 기업은 점차 줄어들고 유망 신약 후보물질 보유 기업이나 특화된 제조 기술을 가진 기업이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기업활력법 적용 제약사는 사업재편에 있어 공장 신설·이전 등에 자금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사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 또한 지원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제약사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생산설비를 보유한 곳을 인수합병해 중복자산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매각하면 차익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법인세를 4년간 유예하고 4년 후 분할 납부하는 등 과세이연 혜택을 통해 자금 유동성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이재혁 기업활력제고법활용지원단 팀장은 "감기약, 비타민 등 제품의 경우에도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인정되면 기업활력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제약산업 분야에서 합병을 통해 과잉공급을 조정하고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약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18일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4층 강당에서 기업활력법 설명회를 개최하고, 제약업계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