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용 수요 113% '껑충'
LPG 주원료 공장도 크게늘어

올해 상반기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소비가 모처럼 증가했다. LPG를 석유화학용 연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16일 LPG 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LPG 사용량은 432만3000t으로 작년 상반기의 359만9000t보다 20.1% 증가했다.

국내 LPG 사용량은 연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수년째 줄곧 하락했다. 상반기의 증가 추세가 이어져 올해 연간으로도 LPG 사용량이 증가한다면 7년 만의 반등이다.

상반기 LPG 사용량을 용도별로 보면 가정·상업용(취사·난방)은 작년 상반기보다 10.3% 늘어난 90만t, 산업용은 11.6% 증가한 40만4천t, 석유화학용은 113.3% 늘어난 129만7000t이었다. 반면 수송용(자동차 연료)은 5.0% 감소한 172만2000t에 그쳤다. 수송용은 소폭 감소한 가운데 석유화학용 소비가 많이 증가한 것이다.

LPG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국제 LPG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석유화학용 연료로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지속한 저유가와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로 LPG 공급량이 늘면서 국제 LPG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하면서 북미 생산물량을 아시아로 유입하는 여건이 개선되자 중동 산유국들이 LPG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통상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는 납사(나프타)가 많이 쓰이지만, 최근에는 LPG를 이용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등 LPG도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고 있다. 일례로 한화토탈은 6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4만t급 LPG 탱크를 완공했다. 한화토탈은 이를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나프타와 LPG를 혼합해 원료로 써 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과 여천NCC도 기존 설비 보수 등을 통해 원료용 LPG 사용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LPG를 주원료로 한 석유화학 공장도 늘고 있다. SK가스는 5월 60만t 규모의 프로판 탈수소화(PDH·프로판을 탈수소해 프로필렌을 제조하는 것) 공장을 준공했고, 효성도 지난해 9월 30만t 규모의 PDH 공장을 증설했다.다만 국내 LPG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송용 소비의 감소는 LPG 업계에 고민이다. LPG 차량이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LPG 차량은 223만대로 작년 말보다 4만대 이상 줄었다. 지난 한해 8만여대가 줄어든 데 이어 또 감소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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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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