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아이스크림 바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면서 일반 소매점들이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제품을 우선 소진하고 가격을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격 표시와 더불어 납품 단가도 오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 등은 지난 1일부터 생산되는 제품에 가격을 표시해 일반소매점을 중심으로 이를 순차적으로 유통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스크류바' '죠스바' '수박바' 등 13개 제품에, 빙그레는 '메로나' 등 8개 제품에, 롯데푸드는 '돼지바' 등 12개 제품에 가격을 기재한다. 해태제과는 이미 '누가바' 등 6개 제품에 가격을 표시한 데 이어 이달부터 4개 제품에도 가격을 표시한다.

가격은 대부분 800원이며 900∼1000원 사이로 책정된 제품도 있다. 이들 업체는 유통업체별로 최대 70∼80%에 달하는 할인 경쟁이 극심해 가격이 불안정하고 수익성이 떨어짐에 따라 가격을 표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빙과 4사의 매출은 2∼7%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소매점들은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제품 재고를 우선 소진하고 판매가 인상을 검토하는 등 대응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 신도림동의 한 슈퍼마켓 점주는 "오는 주말이면 남은 물량이 모두 팔리면 추가 납품을 받고 가격을 100∼200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점포는 현재 아이스크림 바를 개당 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판매가를 올리는 입장에서 차라리 제품에 가격이 표시되는 게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낫다"며 "하지만 어린이들이 주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 때문에 조금만 올라도 소비를 꺼릴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동네의 또 다른 슈퍼마켓 점포는 이미 아이스크림 바 판매가를 100원 올린 600원에 판매 중이다. 점포 관계자는 "인근 대형 할인 매장의 판매가는 280원이기 때문에 개당 500원에 판매해도 비싸다는 소비자 반응이 많았다"며 "납품 단가가 올라가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빙과업계는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기존 포장재를 우선 소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소매점도 기존 제품이 모두 팔린 뒤 추가 주문을 한 시점부터 가격을 표시한 제품이 납품될 예정이라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제품과 섞임으로써 혼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소매점 판매가와 편의점, SSM 평균 판매가를 계산했을 때 800원으로 가격을 표시하면 평균 가격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며 "기존에 200∼300원에 납품하던 것을 400원에 납품함으로써 납품가 할인폭은 줄었지만 가격을 안정화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9일 서울 신도림동의 한 슈퍼마켓 점포의 냉동고에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아이스크림 바가 절반 가까이 채워져 있다.
9일 서울 신도림동의 한 슈퍼마켓 점포의 냉동고에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아이스크림 바가 절반 가까이 채워져 있다.
권장소비자가격 800원이 표시된 롯데제과의 '스크류바'
권장소비자가격 800원이 표시된 롯데제과의 '스크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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