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활성화 힘 싣는 정부 충전소도 3000개로 늘려 작년 국산차 2558대 판매 "내수시장 비중 1.1% 불과 내수 키워야 안정적 성장"
중국과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전기자동차 시장 육성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최근 전기차 육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최근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15일 서울 영동대로 전기차 충전소에서 운전자가 충전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ultrartist@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중국과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전기자동차 시장 육성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최근 전기차 육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최근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업계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IT·배터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이 있지만, 우선 민·관이 힘을 모아 내수 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에서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7월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4% 늘어난 645대를 기록했다. 국산 전기차 판매는 2012년 548대, 2014년 715대, 2014년 995대 등 연간 1000대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2558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현대차가 내놓은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인기도 한 몫을 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출시된 첫 달 131대, 지난달 574대 등 총 705대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 지원안이 나오면서 올 하반기 시장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전기차 국고보조금을 200만원 인상하고 내년부터 전국 대형마트 500곳에 충전기 의무 설치 등의 지원으로 오는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총 150만대)를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전기차 충전소는 300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 비하면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은 너무 초라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와 신한금융투자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8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 유럽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87.1%를 차지하는 가운데 우리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1.1%에 불과하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세계 5위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숫자다.
이 때문에 우리 전기차 부품업체들은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중국이 전기버스에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삼성SDI의 매출이 줄어든 것 역시 수출 비중이 높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내수 시장 비중이 워낙 작다 보니 최근 중국의 자국 전기차 배터리 보호정책 등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내수에서 검증받은 제품 경쟁력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관련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LG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과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고, 삼성도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계열 자동차 부품업체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독일에서 3839대의 쏘울EV를 판매해 테슬라 모델S(1582대) 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SK 역시 다임러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