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보다 '집토끼' 지키기 HTS·MTS 종합플랫폼 육성 무료 수수료로 투자자 확보 정체된 위탁매매 시장 놓고 시장 점유율 수성전략 나서
증권업계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종합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강화, 신규 투자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신규 투자자 확보보다 정체된 위탁매매시장을 두고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는 모두 HTS와 MTS에 가입한 신규 고객에게 최소 1년에서 최장 5년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MTS인 m팝에 신규가입한 투자자에게 주식거래 수수료를 3년간 면제해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영업점에서 주식계좌를 신규로 개설하면 5년간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 HTS와 MTS를 플랫폼 사업의 핵심 수단으로 삼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 발표 후 플랫폼 사업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HTS와 MTS에 펀드,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금융위의 종합투자계좌(IMA) 허용으로 수신기능까지 추가돼 사업영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신증권 웰스어드바이저나 삼성증권 m팝자산관리 등 HTS나 MTS에 자산관리서비스를 연계하는 상품들이 운영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외치는 이면에는 경쟁이 치열해진 증권업계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보다 절실한 이유가 숨어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어쩔 수 없이 저가, 무료로 수수료를 낮추다 보니 수수료 수익이 타격을 입게 됐다"며 그 상황에서 수익을 내려다 보니 크로스마케팅도 한가지 대안으로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수수료 정책은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게 아닌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개인투자자 수는 437만명에서 477만명 수준으로 정체돼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HTS/MTS에 무료 정책을 취하는 이유는 시장점유율 때문"이라며 "경쟁증권사들이 무료 정책을 펴는 상황에 저가 수수료를 따라가지 않는 이상 경쟁사에게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들이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기간동안 기존 고객이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MTS를 활용한 거래비중은 2009년에서 올해까지 2.5%에서 33%로 증가한 반면 HTS 비중은 82.1%서 57.2%로 감소했다. 이 사이 증권사들의 HTS와 MTS 시장점유율 변화는 1~3%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들의 일괄적인 무료 이벤트에 타 증권사 계좌로 전환할 경우 보유 기존계좌 주식과 잔고 이전, 부가서비스 포기해야 하는 전환비용까지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HTS 연계 상품 판매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을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펀드상품 판매 등은 온라인 보다 기존 PB등 지점서비스 가입이 현재까지 절대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TS나 HTS를 명실상부한 종합 플랫폼 사업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독창적인 콘텐츠 생산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증권사 고객도 투자의 수수료를 아끼고 싶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없으며 주식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이 제1목적"이라며 "지불하는 수수료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출 수 있다면 증권사들이 수수료인하만을 무기로 내세워 경쟁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