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법개정 TV홈쇼핑 개방
티몬, 재규어 신형EX 판매
700만원 할인해 논란 촉발
현대·기아 판매점 770여곳
기존 딜러 '고용 불안' 우려
'고무줄가격' 정책도 도마위 해외선 '디지털 쇼룸' 확산
영업 생태계 변화는 불가피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완성차 업계에 '온라인 신차 판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소셜커머스 티몬이 재규어의 신형 XE를 700만원 할인한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자동차 판매망의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조짐이 보임에 따라, 티몬과 재규어 등 당장 이해당사자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완성차 업계와 다수의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행법상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한 온라인 자동차 판매에 제약은 전혀 없다. 아울러 올해 5월 법 개정을 통해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 역시 TV홈쇼핑 판매가 허락돼 사실상 온·오프라인 유통망의 한계는 사라진 상태다. 다만 기존 딜러와 직영점 및 대리점 등 오프라인 판매망과의 영역 다툼 해소가 앞으로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해 할인한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현재 영업을 하는 직원들의 입장에선 고용불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일거리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받는 급여도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직영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대리점에서 일하는 영업사원들의 경우 기본급이 없는 개인사업자 개념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영업 노조는 홈쇼핑 국산차 판매법 개정 당시 '영업 노동자 죽이기'라며 판매지회 연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국산차 업체들은 노조와 관계를 고려해 온라인 유통망을 단번에 열 수도 없는 노릇인 셈이다. 특히 아직 오프라인 영업망이 고루 갖춰져 있지 않은 수입차 업계와 달리,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국 770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책임져야 할 범위가 넓은 현실적 문제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 판매망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에선 이미 '디지털 쇼룸' 형태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판매 방식을 통해 현지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온라인 판매점의 경우 한 달 평균 방문객이 1만4000명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 지역과 중동 등 전 세계로 온라인 판매 방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산차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선 이미 브랜드별로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를 진행하는 경우가 흔해졌다"며 "소비자는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구매할 수 있고, 업체는 판매 체계의 단순화로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의 경우에는 업체별로 구축한 오프라인 판매처가 너무 많아 이들을 모두 포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온라인 판매 이슈로 인해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수입차 업계의 '고무줄 가격 정책'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이미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과 각종 인센티브의 남발로 할인 경쟁이 만연해진 상태인데, 인터넷 구매 연결 업체들까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 판매자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정상가격으로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차에 비해 오프라인 영업망이 두텁지 않은 수입차는 특히 온라인으로 빠르게 유통 체계를 옮겨갈 확률이 높다"면서 "외형 확대보다는 유통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므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식 견적서 및 정산서 제도를 업계 전반에서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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