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5년 안에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

정부는 1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는 치료제가 없는 신종감염병에 맞먹는 파급력을 지녀 세계적인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항상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내성균으로 인해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항생제 사용량이나 내성률이 유독 취약한 상황이다.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7DDD(1000명 당 1일 사용량)로, 스웨덴(14.1DDD)의 두 배에 달하며 산출 기준이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2개국 평균인 23.7 DDD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감기를 포함한 급성상기도감염의 경우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항생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음에도 처방률이 44%에 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항생제 내성률이 사람과 가축 모두 선진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우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 1%를 가산·감산하고 있는 것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항생제 사용이 많은 수술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항생제 평가 대상을 내년에 2개 추가할 예정이다.

항생제 처방이 많은 감기 등 상·하기도 질환에 대해서는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해 배포하고, 항생제 처방 정보 애플리케이션을 병원 처방전달시스템(OCS)와 연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또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병원을 늘리고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 전문인력 확보 현황을 반영하는 등 병원 내 감염관리 전문인력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에는 '중앙 의료관련 감염 기술지원 조직'을 구축해 감염관리실이 설치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온라인 자문과 현장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 의료기관 간 환자 이동 시 내성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표본감시 내성균 6종 가운데 아직 국내 발생 건수가 없거나 토착화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VRSA)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CRE)은 전수 감시를 실시해 조기 발견과 신속 대응 기반을 마련한다. 또 WHO가 구축 중인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에 가입해 항생제 내성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밖에 내성균이 내성을 갖는 원리와 전파경로를 분석하고, 내성균을 신속히 진단하는 기술과 새로운 항생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에도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관리대책을 통해 인체에 대한 항생제 사용량을 20% 줄이고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현재의 50%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또 호흡기계 질환 항생제 처방률과 황색포도알균의 메티실린 내성률을 각각 20%씩 줄이고, 닭의 대장균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 내성률을 10% 낮출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발표된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업해 과제별 세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 이행 점검 등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항생제 내성균 발생 및 전파 경로(자료 : 보건복지부)
항생제 내성균 발생 및 전파 경로(자료 : 보건복지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