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 재 철 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 재 철 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최근, 진료실에 12살 초등학생 환자가 방문했다. 몸 한쪽에 띠모양으로 수포가 있었고 해당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했다. 진단명은 50대 이상에서 흔히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상포진. 10대 환자는 드물긴 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대상포진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15년 심평원 조사에 따르면 39세 이하 대상포진 환자는 2010년 13만 명에서 2014년 15만 명으로 5년간 2만 명 가량 증가했다. 또한 지난 6개월간 우리 병원을 방문한 20~30대 환자가 전체의 42.1%를 차지할 정도였으니 의사로서 우려할만한 상황인 셈이다.

대상포진은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해 발생한다. 신경을 따라 피부발진이나 물집이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수십 개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벼락이 치는 느낌' 같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공부와 일로 바쁜 젊은층에 암성통증보다 심하다는 대상포진까지 겹치면 그 고통이 더욱 크다.

대상포진 환자들이 점점 젊어지는 원인은 뭘까. 먼저 만성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10대 시절 학업스트레스부터 시작해 20~30대 취업, 업무 스트레스까지 십 수년 동안 이어진 만성스트레스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면역력을 악화한다. 영양불균형도 문제다. '혼밥(혼자 밥 먹기)', 잦은 다이어트 같은 식습관 변화와 관련이 크다.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등을 즐겨 먹고 균형 잡힌 영양소보다 낮은 열량에 집중하다 보니 필수 영양소를 놓치기 쉽다. 수면장애 또한 대상포진에 취약해지는 원인이다. 최근 열풍인 오버워치와 같은 게임을 밤새 하거나, 자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 등이 수면장애를 부르고 밤새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젊은 층이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전반적인 생활습관을 재설계해야 한다. 먼저, 일주일에 3번 최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만성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시에 대사기능이 향상되면서 백혈구가 늘어나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영양불균형을 막기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 비중이 높은 정크푸드 대신 각종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제철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하루 한끼라도 요즘 제철인 토마토, 복숭아, 감자 등을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취침 1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모든 활동을 끝내야 수면장애를 막을 수 있다. 가능한 12시 이전에 잠들고 7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부모의 입장으로서, 혼자 밥 먹고 늦게 잠드는 젊은 세대를 무조건 탓할 수 없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 영양불균형, 수면장애가 만연한 생활 속에 건강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