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열 · '김영란법' 영향
급성장후 추락 우려 확산
매장철수 · 사업전환 잇따라
중국 진출 등 새길 모색도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골프웨어 시장이 경쟁 심화로 인해 황금기 이후 추락한 아웃도어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시들해진 아웃도어 의류의 대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2013년 2조6000억원, 이어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따라 신규 사업자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과열된 데다 업계 기대만큼 골프 인구가 늘지 않아 시장이 내리막길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말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골프 접대가 금지돼 골프웨어 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행보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시장이 불투명한 국내보다는 인구 측면 만으로도 유리한 중국 시장을 타진하는 모양새다.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아시아지역 상표권을 인수한 형지는 최근 KL파트너스와 신한BNP파리바로부터 전환우선주 형태로 4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미 형지는 국내에서 카스텔바쟉 론칭 1년만에 150여개 매장을 내고 외형성장을 이룬 만큼 투자금을 중국 진출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중국 진출은 패션계에서 자수성가를 이룬 대표 인물인 최병호 형지 회장의 꿈이기도 한데, 최 회장은 중국 골프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골프웨어 브랜드가 많지 않은 현재 시점이 시장에 뛰어들기에 최적기라 판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모기업 K2코리아로부터 법인을 분리한 와이드앵글은 론칭 2년만에 65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매장 120개를 운영하는 등 급성장 중이다. 와이드앵글은 올해까지 국내에서 1100억원 매출을 올린 후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장경쟁 심화로 사업 철수나 타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링스를 운영하는 링스지엔씨는 사업부진으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화의신청)를 신청했다. 90개 매장을 운영해온 링스는 매장 실적 저조로 경영이 악화돼 이러한 결정을 내렸으며 올해만 10개 매장을 철수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운영하는 F&F는 라이선스 브랜드 레노마스포츠 생산을 중단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레노마스포츠는 회사의 유일한 적자 브랜드로 최근 3년간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F&F는 라이선스 계약이 2년 이상 남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

1세대 골프웨어 브랜드 슈페리어는 지난 2007년 브랜드명을 'SGF67'로 바꾸며 타깃 연령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다.골프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에 맞춰 시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자 슈페리어는 품목 다각화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는 남성복, 잡화군, 생활용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는 작업을 진행마련,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골프웨어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었으나 김영란법이라는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며 "포화상태에 도달해 내리막길을 간 아웃도어와 유사한 상황으로 전개될 우려도 있어 업체들은 잇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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