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 분사 잇따를 듯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르면 9월 국내 최초로 자산운용 자회사 '트러스톤AMG자산운용'(가칭)을 설립한다. 이를 필두로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분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고 자회사 자본출자승인을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출자승인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사항으로 의결 통과 후 자회사에 대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치면 트러스톤AMG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자회사 법인 설립 과정 등 관련 절차가 흠결 없이 완벽하게 진행하면 9월 말 영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트러스톤AMG를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특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미 트러스톤AMG에서 근무할 헤지펀드 운용역 채용을 마쳤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운용역 5∼6명을 채용했다"며 "시장에서 유명한 인물 보다 메자닌투자 전문가, 파생투자 전문가 등 회사 경영 전략에 특화된 인물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트러스톤AMG는 금융위가 1사 1운용사 정책이 폐지하면서 설립되는 첫번째 자산운용 자회사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특성에 따른 복수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운용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하는 것은 수익률 악화로 전체 펀드수탁고가 감소하는 정체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달 1호 헤지펀드인 '트러스톤탑건코리아롱숏전문사모투자신탁'을 청산했다. 이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04%였다. 수익률 악화로 2013년 말 13조8104억원에 달했던 트러스톤자산운용 전체 펀드 투자일임(AUM) 규모도 올해 상반기 말 7조6235억원으로 44% 감소한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인하우스(In-house)에서 헤지펀드를 일반 주식형펀드와 함께 운용을 해보니 펀드 성격이 달라 좋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분사를 하면 헤지펀드 전문가들을 위한 성과보수 체계도 새롭게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트로스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자산운용사들의 분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도 현재 액티브펀드부문의 그로쓰와 밸류, 헤지펀드부문 3개 자회사로 분사를 추진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내년 초 3개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자산운용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운용 영역이 다른 부분들을 분리하면 업무 효율성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앞으로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과 같은 여러 운용 자회사를 확보한 종합운용그룹도 출범을 앞두는 등 전체 자산운용사들의 특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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