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은 '0건' vs 통신사업자는 '수십만건' 네이버- 카카오, 정보보호 차원 개인 통신자료 제공 전혀 안해 이통사 등 전기통신사업자는 이름·주소·전화번호 등 제공
이동통신사는 개인이 요청한 경우에 한해 수사기관에 통신자료를 제공했는지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제공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KT 홈페이지에 마련된 통신자료 제공내역 열람신청 페이지 모습. KT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는 국가 정보·수사기관에 이용자 개인 통신자료 제공 현황을 각 회사별로 투명하게 밝히고 있는 데 반해 이동통신 등 대부분의 전기통신사업자는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은 정보·수사기관의 개인 통신자료 요청에도 전혀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데 반해, 이통사 등 전기통신사업자들은 연간 수십 만 건의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개인 통신자료에는 이용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이 포함된다.
4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보·수사기관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통신자료를 각각 373건, 608건(다음 586건, 카카오 22건) 등 총 1035건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요청 건수인 259건(네이버 114건, 다음 123건, 카카오 22건)보다 4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도 단 한 건의 통신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사업자가 이를 제공해도 무방하다는 2010년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었지만, 수사기관 요청에 따른 것이라 해도 자료 제공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 없이 인적사항 전부를 제공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2011년 고등법원 판결 등을 감안해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보·수사기관이 재판, 수사, 형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 방지용으로 개인 통신자료를 요청하면, 사업자는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헌재는 요청에 응할 것인지는 사업자 재량에 맡긴다고 판시했다. 그러니까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수사기관에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라는 얘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사업자들은 수사기관의 개인 통신자료 요청시 영장 의무화 등 관련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정보·수사기관에 통신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은 개인 통신자료 제공 현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 이용자가 요청할 경우, 수사기관에 자신의 통신자료가 제공됐는지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반기별로 전체 전기통신사업자의 통신자료 제공 현황을 뭉뚱그려 집계하고 있다. 개별 기업의 통신자료 제공 현황은 비공개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통3사와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총 146개 전기통신사업자는 검찰, 경찰, 국정원 등에 문서 수 기준으로 56만4847건의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했다. 업계는 통신사업자의 정보 제공 건수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제한조치에 관한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이를 제공하는 회사 역시 비밀준수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도 직접 개인 통신자료 제공 현황을 공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통신자료 제공 현황(사실, 건수 등)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미래부가 개별 기업 상황을 공개하면 통신자료를 많이 제공한 기업은 개인정보보호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오해 소지가 있어 전체 현황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석 참여연대 변호사는 "미래부는 전체 통계만 공개해 이통사가 얼마나 요청받고, 통신자료를 얼마나 제공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며 "요청 건수보다 이에 응한 비율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통신사실·통신제한(감청)·압수수색 영장 요청과 처리 건수가 담긴 '투명성 보고서'는 2010년 구글을 시작으로 세계 약 40개 기업이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 중에선 미국의 AT&T, 버라이즌, 캐나다의 사스크텔과 윈드모바일, 영국의 보다폰 등이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