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효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김영효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김영효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우주여행을 하는 상상,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최근의 신문 기사들을 보면, 이러한 우주여행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가능할 것 같다. 미국의 상업 우주여행 회사들이 우주관광 로켓을 쏘아 올린 후 성공적으로 회수하고, 유럽에서는 2030년에 달 표면에 건물을 짓겠다고 하고… 우주관광 시대가 우리 앞에 어느덧 성큼 다가온 듯하다.

이러한 우주관광 시대에,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우주여행 한번쯤 가보고 싶을 것이다. 2050년쯤에는 유럽여행을 가는 것만큼이나 우주여행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니깐. 그런데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우주여행을 할 수 없다면 그것처럼 슬픈 일이 있을까. 실제로 우주공간은 급격한 중력 및 압력의 변화, 우주방사선과 같은 여러 가지 유해한 자극이 있기 때문에,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젊고 신체가 아주 건강한 사람들만 우주인으로 선발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 우주관광 시대에는 남녀노소, 건강한 사람과 환자를 막론하고 우주여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주공간에서 인체의 변화를 연구하는, '항공우주의학'이 새롭게 유망 학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 연구팀은 임상의사로서는 국내 최초로 항공우주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으며, 주로 급격한 중력의 변화에 따른 면역계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지상에서 고중력 및 무중력 상태를 구현해 실험동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 우리 연구실에서 주로 연구하는 분야다. 최근의 연구 결과 중 흥미로운 것을 소개한다.

우리 연구팀은 실험동물(쥐)에서 4주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난알부민(ovalbumin)'이라고 하는 물질을 복강 내로 주사하고, 코에 투여해 알레르기 천식 및 비염이 유발되도록 했다. 이렇게 4주간 천식 및 비염을 유발하는 동안, 지구 중력의 5배에 해당하는 고중력 환경 하에서 4주간 생활하도록 했다. 처음에 연구팀은, 고중력과 관련한 스트레스 때문에 천식과 비염이 악화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했다. 그러나 실험 후 놀랍게도, 고중력에서 4주간 실험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오히려 천식 및 비염이 개선되는 소견을 보였다.

이런 놀라운 결과가 왜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동물의 폐 조직을 가지고 유전자 발현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항산화 작용과 관련한 유전자가, 고중력에 노출된 동물에서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적절한 정도의 고중력은 오히려 면역계 질환에 대해 보호 효과를 갖는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셈이다.

쥐가 사람에 비해 중력의 변화에 대해 저항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사실 지구 중력의 5배나 되는 환경에서 4주씩이나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예를 들어 지구 중력의 1.5배 정도 되는 환경 정도에서 짧은 시간만 생활하더라도 면역계 질환을 비롯한 각종 근골격계 질환 등에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의 연구가 좀더 발전해, 멀지 않은 장래에 병원에서 '중력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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