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영업익 4조6000억대 전망 2011년 최대 기록 깰수 있을듯 선제투자 통한 '사업 재편' 성과 정제마진 하락 속 예상밖 선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중국 석유화학의 자급률 증가 등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등 악재 속에서도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이 잇따라 좋은 실적을 내놓고 있다. 선제 투자와 고부가 사업 역량 강화 등 자발적인 사업재편 노력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정면 돌파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6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4조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부에서는 2011년 기록한 최대 영업이익(7조2079억원)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상반기에 이미 1조9643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에쓰오일 역시 마찬가지로 1조1347억원의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GS칼텍스 역시 2011년 1분기 이후 사상 최대인 6000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현대오일뱅크는 35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에 직결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지난 2분기 배럴당 5.2달러까지 내려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 당 4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국제유가의 안정적인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이 일정 수준 이바지했지만, 이보단 선제 투자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20달러대에서 2분기 중 50달러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4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파라자일렌(PX)와 고성능 폴리에틸렌 등 화학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했고, 그 결과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7921억원을 비정유부문에서 거뒀다. 에쓰오일 역시 비정유부문의 매출 비중은 23.4%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41.4%로 높다.
마찬가지로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화학업계 역시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4년 반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6158억원)을 거둔 LG화학의 경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자동차용 범퍼 등에 쓰이는 엘라스토머, 기저귀 등에 들어가는 SAP(고흡수성 수지) 등 자체 특허를 보유한 고부가 제품·소재에 대한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마찬가지로 롯데첨단소재(전 SDI케미칼) 등을 인수·합병(M&A)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휘발유 수요도 늘고 있어 3분기 역시 좋은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며 "단 국제유가의 불확실성과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성장 등의 부정적 요인이 계속 남아있는 만큼 고부가 중심의 사업 전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