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 부실채권 문제 지적
마이너스 금리에 수익악화 겹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유럽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된 외국계 자금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6일 '브렉시트 충격 완화에도 유럽은행에 대한 우려는 확대'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브렉시트 투표 이후 혼란에 빠졌던 세계 금융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내서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안정을 되찾았지만 유럽은행에 대한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현재 유럽은 정부의 부채 증가, 은행 부실채권 문제, 디플레 압박 증대, 마이너스 금리 정책 확대 우려,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 반 EU 확산 조짐 등 경제·정치적 위험이 상존해 있다.

김 연구원은 유럽은행들의 부실채권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회복한 미국 은행과 달리 유럽은행은 부실자산 축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2009년 5.0%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낮아져 지난해에는 1.5%를 기록했다. 반대로 유럽연합(EU)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재정위기를 거쳐 2012년 6.7%까지 높아졌다가 조금씩 하락했지만 지난해 5.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그리스(34.7%), 이탈리아(18.0%), 아일랜드(14.9%), 포르투갈(12.8%) 등에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유럽 금융당국이 직면한 정책적 딜레마 상황도 유럽은행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유럽 금융당국의 노력이 유럽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투자자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산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강화된 금융규제, 유로존 디플레 우려에 대응한 유럽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유로존의 구조적 결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 등이 유럽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폈지만,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또 유럽은행들이 크게 늘려온 코코본드는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이다. 코코본드는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내려가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채무가 상각되는 채권이다. 올해 초 도이체방크가 코코본드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의 경제 여건이 견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EU와 유로존 당국이 무리하게 재정·금융 부문의 규율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발 금융불안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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