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자진철회땐 심사종료… 미래부 미온적 태도 유지
남은 심사절차 결정 못해
SKT, CJ헬로 계약 해지… 사전 합의없는 일방통보
양사간 분쟁 가능성 제기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결정 이후, 합병 신청 '자진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 CJ 측은 일방적 계약 해지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인수합병 심사를 최종 매듭지어야 할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정위 심사 이후, 후속 절차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와중에 당사자 기업 간 마찰을 빚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5일 CJ헬로비전에 주식매매 계약해지를 통보한데 이어, 미래창조과학부에 인수합병 신청 철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인수합병 자진 철회 가능성에 대해 "공정위 불허 결론 이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빨리 결론을 내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공정위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결정 이후, 반전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번 일을 빠르게 매듭짓고 본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미래부의 남은 심사 절차를 기다리는 등 회사 역량을 더 이상 낭비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자진 철회를 신청할 경우, 미래부는 자동으로 심사를 종료하게 된다. 앞서 미래부는 지난 18일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발표 이후 "남은 심사의 실익이 없다"며 심사를 사실상 중단한 채 후속 마무리 절차를 고민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래부는 형식적으로 두 회사 인수합병을 불허하거나, 인수합병 신청을 반려하는 등 후속 절차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자진 철회를 신청할 경우, 미래부는 관련 절차를 법적으로 매듭짓지 못한 채 심사를 종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미래부가 어떤 결정을 하든, 일반 경쟁 심사 기관인 공정위가 통신·방송기업의 인수합병을 불허한 이후 취소 절차에 대한 행정조치의 선례를 만든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미래부는 결국에 시간을 끄느라 법적으로 책임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 채 관련 절차를 마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선 미래부의 미온적 태도가 인수합병 무산 후 후속 절차 밟고 있는 업체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은 사전 합의 없이 CJ헬로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정부의 최종 행정절차가 마감되지 상태에서 자진 철회가 이뤄질 경우, 계약상 '신의성실성' 원칙을 어겼다는 점을 놓고 양사 간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회사는 계약서에 '인허가를 받고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심사를 담당한 공정위, 미래부, 방통위 3개 기관의 완벽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조항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느냐에 대한 평가를 두고 양사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미래부 관계자는 "인수합병 심사 후속 절차에 대한 결론을 조만간 낼 것"이라며 "유사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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