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파우더룸을 운영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업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이나 공공시설 화장실 세면대를 점령한 채 화장하는 여성은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도시철도가 지난 3월 일부 지하철 역사 내 파우더룸 설치 계획을 밝히면서 공공장소 내 파우더룸 필요성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유통업계는 매장 입지여건을 고려해 파우더룸을 선보이면서 체험,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매출도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 4일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 역사 내에 파우더룸 '그린 라운지'를 열고 화장품을 비치해 무료로 메이크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파우더룸에서는 메이크업 베이스, 쿠션 제품, 아이라이너, 아이 섀도, 립, 네일 제품을 이용하고 헤어 드라이기로 머리를 정돈할 수 있게 시설을 갖췄다. 이니스프리 측은 여의도역이 평일 출퇴근하는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곳에 공간을 운영하게 됐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퇴근한 뒤 약속이 있는 날이나 화장을 고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공간이라고 판단했다"며 "지하철 화장실에서 거울을 볼 공간이 부족해 옷차림을 다듬거나 화장하는 데 불편을 겪는 이들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파우더룸 인근에는 이니스프리 매장이 따로 위치해 있어 파우더룸에서 제품을 시범적으로 이용해본 뒤, 매장에 가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도 여대생이 많이 이용하는 점포에 파우더룸을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2014년부터 서울 덕성여대 학생회관 점에 파우더존과 피팅룸을 운영해오고 있다. 화장품을 비치해놓지는 않지만 방송국 분장실처럼 벽면 거울과 테이블, 의자 등을 비치하고 조명을 설치해 앉아서 화장을 할 수 있게 했다. 회사는 점포를 처음 입점할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공간이 100평 남짓 되는데 어떤 공간으로 이뤄졌으면 하는지 물은 것. 조사 결과 파우더룸과 피팅룸, 스터디룸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전체 공간의 40%는 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60% 공간은 학생들이 필요로 한 공간들로 구성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기존에는 상품을 많이 구비하는 게 판매 공식이었지만 파우더룸과 피팅룸 등 편의 시설을 제공하니 매출이 기존 운영방식보다 1.5배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메이크업 용품이나 헤어정리 용품을 빌려주고 화장을 할 수 있는 유료 파우더룸이 이미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제품을 대여해 이용한 다음 반납한 뒤 요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JR 서일본은 오사카와 교토 역에 각각 여성전용 유료화장실 '안제루부'를 설치해 파우더룸을 운영해 미용 가전 제품과 화장품을 이용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시셰이도는 도쿄 긴자점에 유료 파우더룸을 운영해 30분에 800엔(한화 9150원)을 내고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화장품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 역사 내 위치한 이니스프리의 파우더룸 '그린 라운지' 내부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 역사 내 위치한 이니스프리의 파우더룸 '그린 라운지' 내부
BGF리테일의 편의점 CU의 덕성여대학생회관점 내부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의 편의점 CU의 덕성여대학생회관점 내부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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