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소, 외딴섬 주민 삶 바꿨다

1000명 사는 필리핀 코브라도섬
3월 완공 … 24시간 전기 들어와

지난 3월 1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필리핀의 외딴 섬 코브라도에 일대 변화가 시작됐다. 하루 8시간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던 이 섬이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아시아개발은행(ADB), 필리핀의 지역배전회사와 공동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했으며 태양광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만으로 섬에서 필요한 전기를 모두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설치비용은 ADB와 한국에너지공단이 분담했으며 발전소 건물은 지역배전회사가 건설했다. 2014년 타당성조사를 거쳐 지난해 8월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했으며 지난 3월 초 완공했다.

낡은 15㎾ 용량의 디젤발전기 대신에 30㎾ 용량의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175㎾h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했다. 언제 고장 날지 몰라 불안했던 낡은 디젤발전기는 새로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에 자리를 내주고 비상시에만 사용하는 백업 발전기로 물러났다.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코브라도 섬 주민들의 삶도 달라졌다. 재미있는 TV 쇼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좋았지만, 어업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주민들이 일기예보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더 좋은 일이었다. 제빙기로 얼음도 만들 수 있게 돼 신선한 생선의 상품 가치도 더 올라갔다. 외딴섬에서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던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주민들 못지않게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발전소 건설에 사용된 태양광모듈, 인버터, ESS 및 비상용 디젤발전기는 모두 국산 제품으로 우리 기업이 필리핀 에너지 자립섬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이 발전소는 태양광과 ESS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자급하는 에너지 자립섬 모델이란 평가다.

박병립기자 ri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