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당기순익 1조267억원 나머지 3곳 7000억대 시현 격차 줄어 2위 싸움 더 치열
4대 은행, 상반기 실적 발표
은행들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당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수익 악화가 우려됐으나 가계부채 증가로 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우려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독주가 지속된 가운데 2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
24일 국내 4대 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여전히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나머지 3개 은행은 이익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2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1조26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법인세 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9% 증가한 수치다. 나머지 3개 은행은 순이익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2위 경쟁에 불을 붙였다. KEB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79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68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55.8% 늘어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7432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는데 그쳐 오히려 KEB하나은행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은행의 이익 상승에는 가계대출 폭증으로 인한 이자이익이 증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이 지난해 말 대비 3.9% 증가했고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비외감기업 및 소호(SOHO) 부문에서 대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였던 지난해 하반기에서 반등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의 NIM은 전 분기 대비 2bp 개선된 1.50%를 기록,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KEB하나은행은 부실 우려가 높은 대기업 여신을 축소하고 중소기업, 가계 여신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중소기업대출이 전분기 대비 0.5%(4290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원화대출금이 상반기 기준 각각 379조2000억원, 215조1000조원을 기록해 부채 증가가 은행의 이익을 시현하는 주 요인임을 증명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는 기업구조조정 가속화 및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여신(대출)성장 및 NIM 개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출 관련 이익 증가가 은행 수익의 전부는 아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글로벌 경기 침체,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우려해 비이자 수익 확대에 주력했고 자산관리 부문의 수수료 수익 증대 등 수익구조를 다각화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