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올해 초, 다보스 포럼에서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을 언급하면서 이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지칭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을 구동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정답을 찾는데 시간이나 수고를 들일 필요가 전혀 없는 쉬운 문제다. 주지하고 있듯이 '소프트웨어 기술과 컴퓨터 사이언스'가 문제의 정답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신성장동력의 엔진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3D 프린팅,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딩시스템과 퀀텀 컴퓨팅 등으로 예시되며 이들 기술들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들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앞으로 인류가 경험하게 될 놀라운 혁신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의해 제어되고 컴퓨터 사이언스에 의해 구동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진단한다.

지금 우리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서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기에는 언제나 커다란 기회와 절체절명의 위기가 공존한다. 기회를 낚아챈 그룹은 번영을 누리며 실기(失期)한 그룹은 헤어나기 어려운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이러한 때, 이번 20대 국회 주요 3당의 비례대표 1번 국회의원들이 모여, '제4차 산업혁명 포럼'을 결성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먹거리 분야와 ICT산업활성화,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형식의 입법으로 산업계의 지탄을 받았던 입법부가 이제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신기술이 즉시 적용될 수 있는 선제적인 입법활동을 함으로써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기를 리드하는 국가가 되길 소망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간의 바둑대국은 전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바둑 이벤트를 개최했던 구글의 목적은 "전세계적으로 탁월한 인공지능(AI)개발자 확보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제, 전세계의 AI개발자는 모두 구글로 몰려든다고 한다. 정말 무서운 얘기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국회 차원의 준비만으로 부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구글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4차 산업혁명은 치열한 인재확보 전쟁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이벤트를 통해 우리는 이 인재전쟁의 서막을 너무도 생생하게 보았다.

전시체제에서 남녀의 구분은 있을 수 없다. 전쟁에서 승리는, 선(善)한 군대의 편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들이 있는 군대의 편이다. 이제, 국가 차원에서 인재 총동원령을 내려, 4차 산업혁명기의 인재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ICT 창업·벤처 생태계에서도 준비된 여성인재들의 상상력과 섬세함을 바탕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속속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인력 확보에 애로를 겪는 중소벤처기업이 여성인력을 적극 채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신진미취업 여성연구원 산업현장진출 지원사업'과 여학생들에게 산업현장 방문 및 기술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K-Girls' Day(케이걸스데이)' 등 이공계 여성인력 육성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또한 R&D경력복귀 지원사업 및 취·창업 지원을 통한 여성적합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여학생공학주간(Girl's Engineering Week)을 운영해 여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기청에서는 여성 전용 R&D과제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성과는 결국,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인재전쟁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국가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공학계열 진학 여자 대학생의 비율이 21.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간, 정부의 여성기업과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노력이 빚을 바라는 순간이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 이제 한 발자국 내디뎠을 뿐이다. 더는 '공대 아름이'라는 말이, 더는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아야 아름다운 미래가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는 우리나라 여성 R&D 인력들이 많이 나타나는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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