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따른 장비 발주가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중국 반도체 장비 수주 특수에 돌입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XMC와 칭화유니는 이르면 올 연말 반도체 설비 구축에 나설 계획이며, 이에 필요한 장비 발주도 본격화한다. XMC는 약 28조원을 투자해 우한에 낸드플래시와 D램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칭화유니 역시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약 35조원을 투자한다.
이와 관련 유진테크는 중국 반도체 투자와 관련한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유진테크는 3차원 낸드플래시 제조에 쓰이는 저압 화학증착장비(LP CVD)를 삼성전자에 공급 중이며 최근 SK하이닉스가 D램 신규 팹을 완공하면서 이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검증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중국 XMC가 낸드 투자에 나설 경우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미세회로 공정에 적합한 원자층증착(ALD) 장비에 주력하는 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사업장에 건설 중인 D램 신공장(M14라인)에 ALD장비를 납품할 예정이다. 또 대만 원본드 등 해외에도 ALD 장비를 수출한 적이 있어 향후 중국기업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중국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분야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SK하이닉스로 반도체 장비 공급처를 확대한 로체시스템즈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이송·분류하는 공정자동화장비 분야에서, 한미반도체와 유니테스트, 테크윙 등은 반도체를 조립·검사하는 후공정 장비 분야에서 중국발 투자 훈풍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장비업체들은 아직 초기 성장국면에 있다"면서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신규 설비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한국의 장비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