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예약·일정관리… 'AI 친구'가 해결해줘요
사용자 맞춤 'AI 개인비서' 역할
사람과 대화하듯 실생활에 도움
페이스북·MS·구글·텔레그램 등
정보제공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커머스' 분야 시장선점 경쟁 치열
'나쁜 학습' 부작용 서비스 중단도
인공지능 정확성이 대중화 열쇠

페이스북 메신저 'FB' 이용자가 챗봇을 통해 호텔을 예약하고 있다.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 메신저 'FB' 이용자가 챗봇을 통해 호텔을 예약하고 있다. 페이스북 제공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의 최대 전쟁터로 '챗봇'(chatbot)이 떠올랐습니다. 이들 기업은 앞다퉈 서비스 도입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로 '챗봇'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채팅과 로봇에서 한 글자씩을 따와 만들어진 '챗봇'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 인간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이죠. 예컨대 주문은 물론 상품 문의부터 결제, 문제 해결, 영수증을 받는 등의 일까지 사실상 매장 점원과 같은 일을 수행합니다. 이른바 '개인용 AI 비서'입니다. 미래 모바일 생태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챗봇, 어디까지 왔을까요

◇국내외 사업자 '챗봇'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는 저물고, 모바일 메신저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QQ모바일, 위챗 등 글로벌 주요 4대 모바일 메신저 앱 이용자 수가 주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웨이보 등 4대 SNS 이용자 수를 뛰어넘으면서 더 큰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죠.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이제 단순 메시징 기능을 넘어 다수 가입자를 발판삼아,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추가하며 플랫폼 기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기업들이 최대의 매출원으로 삼은 곳은 바로 '커머스' 분야입니다.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기업과 소비자의 틈새를 모바일 메신저로 메꾸겠다는 방안이죠. 이들 업체는 챗봇 기술을 통해 메신저 내에서 기업과 고객이 1대1 대화로 정보제공은 물론 구매, 예약 결제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해외 내로라하는 사업자들이 챗봇 시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챗봇이 향후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연례 개발자 회의 'F8 2016'에서 챗봇을 공개하며,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업체에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사티야 나델라 MS CEO 역시 "앞으로 몇 년 내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듯 사람과 디지털 비서, 사람과 챗봇, 심지어 디지털 비서와 챗봇이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은 챗봇을 통해 택시 예약, 주가 정보, 뉴스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AI 개발 도구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MS는 가상비서 서비스인 '코타나'와 자사 메신저인 '스카이프'를 결합한 챗봇을, 중국 텐센트는 지난 2014년 메신저 위챗을 통해 직원과 대화하며 예약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한 단계 낮은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비스되는 킥 메신저는 화장품, 의류업체 등이 참여한 '봇 숍(Bot Shop)' 카테고리를 열어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이밖에 독일의 텔레그램도 지난해 6월 개발자들이 챗봇을 개발하도록 지원했으며, 구글은 AI를 바탕으로 한 챗봇 메신저 플랫폼을 준비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챗봇'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이 사업 진출을 예고했죠. 특히 네이버는 쇼핑 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한 '라온(LAON)'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AI 대화시스템 라온은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특히 이 회사는 라온 기술을 고도화해 검색 비서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사용자와 검색 시스템이 대화를 나누듯 질문과 의도를 파악해 정확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죠. 박종목 네이버랩스 기술협력총괄 이사는 "대화형 검색은 챗봇 형태의 서비스"라며 "모든 서비스의 기반이 AI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 또한 챗봇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다만 시장의 수요가 생겨날 때 서비스를 구체화할 예정으로 아직 출시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챗봇' 대중화 열쇠는 AI 정확성= 이렇듯 국내외 사실상 모든 메신저 기업들이 챗봇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챗봇 대중화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애플의 '시리'는 스마트폰 내 가상비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시리의 정확성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챗봇 스스로 학습이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챗봇 '테이'는 일부 사용자가 테이에 '나쁜 학습'을 시킴으로써 욕설, 인종, 성차별 발언 등을 쏟아내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챗봇의 기반이 되는 AI 기술의 정확성이 챗봇 대중화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챗봇을 페이스북의 10년 사업으로 말한 저커버그 CEO 역시 "AI에 대한 우리 목표는 사람보다 시각, 청각, 언어 등 인식을 더 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인간의 언어를 100%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그가 말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기계와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채희기자 poof34@

도움말 = KB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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