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 친환경 … 가성비 뛰어난 '연비괴물' 105마력 1.6 엔진·43마력 모터 탑재 동급 소형 SUV보다 동력성능 높아 복합연비 17㎞ … 실연비 30㎞ 달해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한 계기판이 들어있는 '니로' 실내모습. 기아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기아자동차의 첫 번째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는 지난달 본격적으로 판매를 개시한 지 석 달 만에 3000대를 돌파하며 국산 하이브리드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전체 하이브리드차 판매의 52%의 비중을 차지하며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대중화에 핵심적인 모델로 급부상했다.
기아차 니로는 단순히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 아니다. 더 나아가 국내 SUV 시장에서도 중심에 서길 원한다. 하이브리드와 SUV의 강점을 완벽히 조화롭게 섞어 무결점을 지향한다는 뜻의 '니어 제로(Near Zero)'에서 차명을 가져온 기아차 니로의 자신감은 고스란히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처음 대면했을 때 외관은 흡사 스포티지와 상당히 유사하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기존 모델들과 차별화한 디자인을 선택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아차 전통의 '호랑이코' 그릴을 중심으로 스포티지와 비슷한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달아 친숙한 전면부를 완성했다. 국산 최다 레저용차량(RV) 차종을 보유한 기아차답게 휠하우스나 하단 범퍼 등도 SUV에 어울리게끔 단단하게 정돈했다. 여기에 니로는 공력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면 범퍼 좌우에 휠 에어커튼을 달았고, 하단 그릴 내부의 액티브 에어플랩으로 공기 흐름과 유입을 제어하도록 하는 동시에 지붕 선도 공력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축간거리는 2700㎜으로 주요 경쟁 소형 SUV들보다 100㎜가량 더 길다. 이는 곧 동급 최대의 넓은 실내공간으로 이어진다. 세단인 아이오닉보다 머리 공간이 10㎝ 정도 더 여유롭고 2열 역시 무릎 공간이 넉넉해 확실한 강점을 보여준다.
앞좌석 실내 디자인은 센터페시아가 운전자를 향해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형태다.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한 계기판은 흰색과 파란색의 조화로 하이브리드차의 감성을 잘 살렸다. 엔트리 트림인 럭셔리의 경우 단색의 3.5인치 모니터가 적용돼 있다. 선택 품목이긴 하지만 IT 컨비니언스 옵션을 선택한 경우 220V 콘센트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센터콘솔의 추가 USB 포트가 더해져 편의사양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운전대를 비롯해 센터페시아 전반에 걸쳐 버튼이 많다는 점은 터치형 디스플레이에 작동 스위치를 집약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와는 동떨어진다.
동력성능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신형 카파 1.6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m의 힘을 낸다. 여기에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17.3㎏·m의 32㎾급 모터 시스템이 동력을 지원해 내연기관 바탕의 경쟁 소형 SUV들보다도 높은 동력성능 제원을 나타낸다. 여타 주요 하이브리드차가 CVT 변속기를 적용한 것과 달리 니로는 6단 DCT를 적용하고 있다. 연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동력성능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결정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허 문제와 독자 개발한 제품이라는 이유도 있을 터다. 주행은 에코와 스포츠 모드 두 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의 느낌을 제외하면 고속영역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준은 아니다. 배터리와 엔진의 전환 시 이질적인 느낌을 없애고 내연기관차와 같은 발진 느낌을 구현한 것은 국내 소비자 성향에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7.1㎞/ℓ다. 연비운전을 겸하고 시내주행을 주로 한다는 가정해도 리터당 최대 30㎞ 전후의 실연비도 충분히 가능하다. 판매가격은 2327만~2721만원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취득세(최대 140만원) 및 공채 감면과 정부 보조금 100만원 등의 혜택을 더하면 표시가격보다 최대 80만원(프레스티지 기준)가량 싸게 살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것과 편의사양이 더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급 내연기관 SUV와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기아차는 홈페이지에 경쟁 모델들과의 실구매가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직접 비교해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