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쥐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를 '포스트 중국'으로 삼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장기 불황과 각종 규제 등으로 출점이 막힌 상황에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동남아 시장은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프리미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에 동시에 진출할 수 있어 브랜드 확산에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현지 식재료가 풍부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안정적 진출 조건을 갖춰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시장에 가장 먼저 나간 것은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웰빙 콘셉트와 카페형 매장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 현지에서는 페스트푸드점이 아닌 '레스토랑'으로 인식되고 있다. 1998년 일찌감치 베트남에 1호점을 오픈해 동남아지역에 진출, 현재 베트남에서만 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 이어 2011년 인도네시아, 2013년 미얀마, 2014년에 캄보디아에 진출해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역시 동남아 시장에서 최고급 베이커리로 인식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 2007년 베트남 호치민에 뚜레쥬르 1호점을 연 CJ푸드빌은 동남아지역에 총 9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집중 공략, 현재 총 2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매장 전체 중 동남아지역 비율이 32%에 달한다. 이 회사는 동남아 지역에 뚜레쥬르, 비비고, 투썸플레이스 3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올해부터 현지 MF(마스터프랜차이즈) 파트너십을 통해 기반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비비고는 모델을 현지에 맞게 변화시킬 계획이다.
최근 동남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곳은 MPK그룹이다. MPK그룹은 지난해 미스터피자 브랜드로 필리핀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태국 푸드랜드사와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5월 방콕에 매장을 오픈했다. 미스터피자는 이달 방콕 칸나야오지구 프로메나드몰에 2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중 5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타이탐사와 MF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설빙은 올해 연말까지 방콕, 파타야, 치앙마흐 등 태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해 50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다. 카페드롭탑은 동남아 진출에 앞서 지난 5월 아시아 최대 커피전문 전시회인 '카페쇼 베트남'에 참가하는 등 현지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시점 이후부터는 동남아 지역이 국내 외식업계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조건적인 진출보다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며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 숙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