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파문 이어 법인차 규제 강화 악재
신규등록, 작년보다 2.6% 감소
대대적 할인 속 '출혈 경쟁' 우려
노후 디젤차 교체 정부지원 등 기대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승승장구하던 수입차 판매가 7년 만에 급제동이 걸렸다. 폭스바겐 사태로 촉발한 디젤차 파문으로 부정적 소비 여론이 확산한 물론 법인차 규제 강화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시작부터 대대적인 할인 판촉으로 대응에 나선 수입차 업계이지만, 이 역시 제 발등을 찧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11만6749대로 전년 동기 11만9832대와 비교해 2.6% 감소했다. 상반기 판매량이 전해보다 줄어든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판매량만 보면 2010년 4만1947대, 2011년 5만1664대, 2012년 6만2239대, 2013년 7만4487대, 2014년 9만4263대, 2015년 11만9832대로 꾸준히 늘어왔다.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한 수입차 업계는 애초 올해 수입차 시장 성장이 위축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8.5%의 연간 성장을 내다봤다.

하지만 폭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 등 각종 수입차 논란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장밋빛 전망은 바랬다.

실제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폭스바겐과 디젤차의 판매량이 급감했고, 이는 전체 수입차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상반기 1만2463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대수가 33.1%나 감소했다. 디젤차는 상반기 7만5676대로 전년 동기보다 7.7% 줄었다. 6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 71.2%이던 디젤차 점유율은 58.4%까지 떨어졌다. 대신 가솔린차는 25.1% 점유율에서 33.4%까지 올랐고, 친환경차로 분류하는 하이브리드차는 3.6%에서 8.2%까지 높아졌다.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 시작인 7월 들어 대대적인 판촉을 시작하면서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 절벽'에 대응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노후 디젤차 교체 지원 정책과 맞물려 효과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토요타는 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과는 별도로 5년 이상인 노후차 고객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할 경우 최대 130만원의 할인해준다. 푸조는 노후차 교체 판촉으로 차종별 최대 319만원까지 지원한다. 인피니티는 Q50S 에센스에 630만원 할인과 최대 48개월 무이자 할부를 내걸었다. 이밖에 독일차 4사를 비롯한 대다수 브랜드가 암묵적으로 최대 1000만원 이상에 달하는 자체 할인 판촉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위기 대응으로 지나친 할인 출혈 경쟁을 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관행처럼 박힌 수입차 할인 정책은 소비자에게 제값 주고 사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딜러 역시 제 살 깎기 식의 할인과 직원 판매를 병행하면서 위축할 수 있다. 또 수입 중고차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신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다시 판매량이 급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비정상적인 판매 정책은 개소세 인하 종료나 법인차 규제 강화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데다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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