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단속인력 45명이 전부
처벌받은 판매상 8명에 불과
다른 제품과 결합형태로 유통
복제여부 판별할 전문가 절실



■ 대한민국 캐릭터 산업 명과 암
(하) 불법복제 캐릭터로 인한 지하경제 4조원


토종 캐릭터 산업이 작년까지 약 10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하는 동안, 한켠에서는 캐릭터 불법복제가 만연해 있는데도 제대로 단속이 되지 않고 있는 게 우리 캐릭터 산업의 현주소다. 불법복제 캐릭터로 형성된 지하경제 규모만 연간 3조~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선싱협회에 따르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전국 4321개 매장 중 불법 복제품 취급 업체 비율은 63.06%(2014년 기준)에 달한다. 단순 국내 캐릭터 불법 복제품 유통 규모만 1조5781억원으로 추산된다. 불법복제 캐릭터 유통에 관련됐으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불법복제에 따른 피해액은 3조~4조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캐릭터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정부 당국이 제대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허술하게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정부는 현장에서 '짝퉁' 캐릭터를 바로 색출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조사·단속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민·관 공조로 진행해 오던 불법 캐릭터 유통 현황 조사작업도 작년부터 중단됐다.

현재 불법복제 캐릭터 단속·수거·형사 조치작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민간기구인 저작권보호센터와 함께 하고 있다. 현장 단속 활동 인력은 특사경 25명, 센터 20명 수준이다. 이들은 전국에서 흩어져 활동하며, 캐릭터만 아니라 도서, 음반, 영상 등 다양한 대중 콘텐츠물의 불법 복제를 단속하고 있다. 캐릭터 불법복제 단속에 특화된 인력은 없다.

캐릭터는 특성상 그대로 복제하는 것 이외에 2차 저작물 또는 다른 제품과의 다양한 결합 형태로 유통된다. 이에 따라 저작권법 제133조에 의거한 수거·폐기의 대상인지를 가리는 게 쉽지 않은 만큼, 해당 분야에 전문 단속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문체부 산하 인력들의 단속 성과는 저조하다. 불법복제 캐릭터를 단속해 형사 처벌을 한 건수는 2013년 2건, 2014년 0건, 2015년 2건, 2016년 현재 1건 등이다. 이 기간 형사 처벌을 받은 판매업자는 8명에 불과하다.

저작권 특사경 관계자는 "캐릭터는 단속요원들이 현장에서 불법 복제물을 한눈에 알아보고 압수하는 게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불법 복제 여부를 바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품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우리 정부는 불법 캐릭터 유통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민간 협회인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선싱협회 공조로 조사해오던 불법 캐릭터 유통 현황 조사사업은 지난해 중단됐다. 진흥원이 피해 현황조사 사업 예산을 정품 캐릭터 상품 소비 권장 캠페인인 '진짜친구 캠페인' 사업 예산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작년 단속·현황조사에 집중해 오던 불법 캐릭터 관련 정책 방향을 캠페인 등을 통한 정품 사용 인식 확산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협회는 201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서울·수도권 매장 표본 조사를 실시, 이를 통해 2조4000억원이라는 전국 불법 캐릭터 유통 규모 추산치를 도출해냈다. 당시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수사도 함께 이뤄졌다.

2014년에는 협회와 콘텐츠진흥원가 전국 4000여 매장 현장을 조사한 결과, 전국 불법 캐릭터 유통 규모가 약 1조6000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실시한 조사·단속·수사 영향으로 불법 캐릭터 유통이 주춤한 효과가 있었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이러한 효과가 있는 만큼, 꾸준한 실태조사와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 캐릭터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는 만큼, 캐릭터 산업 진흥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하시장 단속·근절'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토종 캐릭터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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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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