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로부터 원망 대상된 영국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의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EU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영국에 대해 분노와 원망, 탄식을 표출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취재진을 만나 식구가 집을 나간 것 같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결정된 뒤 아주 친한 누군가 집을 떠난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그와 동시에 집이 나에게 얼마나 포근하고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라별로 미묘한 신경전과 격화된 감정도 읽힌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히며 탈퇴를 말리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다. 메르켈 총리는 EU를 보존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며 영국에 특혜를 주려는 어떤 움직임도 진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누구든 이 집안을 떠나려는 이가 그간 특권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더 많은 의무를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통탄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불어와 독어로만 연설했다.

앞서 융커 위원장은 EU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인 영어를 자주 사용해왔다. 특히 영국과 밀접한 이슈에 대해 연설할 때면 영어를 사용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그의 연설은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 대한 직접적 불이익을 주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영국은 앞으로 런던에서 유로화 거래 청산(clearing)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산소는 주식과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금융거래의 가운데에 있으며 어느 한쪽이 부도나더라도 다른 한쪽이 지급받도록 보장해 위기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올랑드는 "런던은 EU 덕분에 유로존을 위한 청산소를 운영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럽을 끝장내려 한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EU국가들로부터 견제와 비판을 받고 있는 영국은 내부적으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노동당은 제러미 코빈 대표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소속 의원들 사이의 내분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코빈 대표 불신임안에 대한 노동당 의원들의 비밀투표 결과, 찬성이 172표로 40표인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소속 의원(229명) 가운데 무려 75%가 코빈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코빈 대표는 구속력이 없는 불신임안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는 코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예비내각 의원들이 대거 자진 사퇴한 가운데 치러졌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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