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참석자·내용 공개"
임종룡 "절대 불가" 대립

◇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디지털타임스 강은성기자]

20대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당국 관련 업무를 시작한 첫날부터 파열음을 냈다.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 중 '청와대 서별관회의'라는 밀실회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자료 공개를 요청하는 야당과 '절대 공개 못한다'고 맞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팽팽히 대립했기 때문이다.

29일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무위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의 구조조정 부실 감독과 불투명한 개입에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당국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청와대 서별관회의로 논의가 옮겨가면서 파열음이 일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도록 결정한 것이 청와대 서별관회의라며 참석자와 회의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채권단 내 여러 협의 과정이 진행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에 공개하면 시장에 여러가지 파장이 우려된다"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야 3당은 △자료를 비공개로 제출하는 방안 △작년 10월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 등 특정 안건만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방안 △여야에서 정한 인원이 자료가 있는 곳으로 가서 '열람'을 하는 방안 등 일보 양보한 방안을 제시했으나 임 위원장은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선례를 남겨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이니 양해해 달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정무위는 회의 진행을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여야 3당 간사가 모여 협의만 반복하는 파행이 반복됐다.

이에 대해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서민이 10년이 넘도록 갚지 못한 500만원 이하의 채무는 탕감해주자는 정책건의를 했었는데, 정부 당국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은 16년간 6조원이 넘는 자금을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고도 그 의사결정 과정조차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공개하지 못한다고 한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더 잃고 싶은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도 "국정원을 감시하는 정보위원회가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요청할 때는 열람 방식으로 국회에 자료를 공개한다. 그런데 기밀문서도 아닌 서별관회의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당국의 자세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서별관회의 자료 공개를 꺼리는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도 굳이 의혹만 증폭시킬 바에는 차라리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종석 의원은 "청와대 서별관회의는 장소가 어디냐는 의미보다 관계장관이 중요 결정 전에 토론을 하는 필요한 회의이고, 이런 자리가 없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러니 더더욱 (당국의 주장대로) 떳떳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전 의견조율 과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히려 금융위가 해당 문건을 있는 데로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조원의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 역시 서별관회의 이후 결정됐다는 점을 지목하며 '정부가 국회의 감시를 피해 탈법,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총선 이후 야당에서 먼저 나서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현안을 청취하며 국회가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했다. 국가 경제를 위해 부득이하게 필요하다면, 국회의 검증을 거쳐 정당하게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국회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국회 검증을 회피하기 위해 탈법, 불법적 요소가 있는 이상한 방식의 '자본확충계획'을 내놨다"고 꼬집었다.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구조조정 자본을 지원해야 한다고 정부가 압박했지만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5월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서별관회의가 열리고 나서 6월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이후 돌연 한국은행이 태도를 바꿔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것이야 말로 정부가 중앙은행의 팔을 비틀어 협조를 얻어냈다는 숨길 수 없는 정황"이라며 "10조를 지원한다는데, 연봉 5000만원인 국민이 한푼도 안쓰고 20만년을 모아야 달성할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을 국민의 검증없이 국회를 회피해 결정하고, 이마저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서별관회의 내용조차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정부를 어떻게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냐"고 따져물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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