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18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임모(46) 전 대우조선해양 차장의 내연녀도 결국 구속됐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불구속 상태에서 경찰이 송치한 임 전 차장 내연녀인 김모(36)씨를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임 전 차장 범행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심도있게 진행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횡령한 돈을 김 씨가 관리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 씨가 붙잡히기 전까지 살았던 부산 해운대 아파트도 김 씨 명의였다. 김 씨는 임 전 차장이 세운 부동산 투자회사와는 별도로 다른 부동산 회사를 설립해 부산 해운대에 있는 빌딩을 해당 법인 명의로 사들이기도 했다. 김 씨가 거제시내에서 운영한 명품 옷가게에도 임 씨가 횡령한 돈이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는 "임 씨 집안에 원래 돈이 많은 줄로만 알았고 횡령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해 구속을 면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씨가 임 전 차장 범행을 인지한 상태에서 횡령액으로 호화생활을 했을 것으로 의심해 구속했다.

대우조선해양 임 차장은 2008년부터 비품구매 업무와 숙소 임대차 업무를 대행하는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웰리브와 거래를 하며 허위 계약을 하는 수법으로 18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임 전 차장은 상가, 외제승용차는 물론 시가 2억원 상당의 고급시계를 구입하는 등 명품 구입에 빼돌린 돈을 마구 썼다. 임 전 차장이 은신처로 삼은 해운대 아파트에는 싯가 10억원 상당의 명품 가방, 귀금속 등이 가득했다. 대우조선은 8년간 이뤄진 임 씨 비리를 뒤늦게 파악해 지난 2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했다. 검찰은 임 씨가 거액의 돈을 빼돌렸는데도 오랫동안 적발되지 않은 점을 중시해 대우조선해양과 웰리브 직원들이 가담했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검찰은 최근 거제 시내에 있는 웰리브 사무소를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은 다음주 중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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